[메르스 사태]경희대병원 투석실 첫 감염…접촉자 111명 '비상'(종합)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국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165번 확진자가 강동 경희대병원 투석실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면서 또 한 번의 추가 감염 우려가 커졌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대책본부는 18일 오전 세종정부청사 정례브리핑에서 강동경희대병원 투석실에서 165번 확진자가 발생해 함께 투석실을 이용한 111명을 격리조치했다고 밝혔다.

이는 투석실에서 감염된 첫 사례로, 여러명의 환자가 밀접하게 접촉한 상황에서 4시간 가량 투석이 진행되는 만큼 추가 확산 가능성이 크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165번 환자는 76번 환자(75·여)가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은 시간에 이 병원에 내원해 메르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지난 9일 메르스 증상이 발현한 후 16일까지 2~3일 간격으로 강동경희대 병원의 투석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165번 환자는 증상 발현 이후에도 한동안 격리조치가 되지 않고 있었으며 16일 고열이 발생하면서 유전자 검사를 통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이 기간 이 병원에서 투석실을 이용한 환자는 111명으로 파악하고 있다.

메르스가 혈액을 통해서 전염된 사례는 없지만 투석을 받은 환자 중에서는 메르스에 취약한 기저질환인 신장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많을 수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투석실 이용환자의 수가 많아서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 긴급 대책을 시행 중"이라며 "환자들이 격리 중에도 정기적으로 투석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동경희대병원은 76번 환자가 경유한 병원으로 접촉 범위가 넓어 코호트로 지정된 병원이다.

정 센터장은 "강동경희대병원에서는 76번 환자가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은 바 있어 그 당시 노출된 환자 중 추가적인 환자 발생 가능성이 있다"며 "이 환자의 접촉자를 집중 모니터링을 해서 조기에 환자를 발견해서 치료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추가 확진자가 발생한 아산충무병원은 코호트 격리를 확대해 응급실은 물론 외래진료도 폐쇄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