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정식서명 이후 시진핑 친서 공개까지
"기 체결 FTA에 비해 교역액 가장 크고 광범위" 반박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중국 정부가 1일 서울에서 정식서명 절차를 끝마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두고 '높은 수준의 FTA'라고 거듭 강조해 눈길을 끌고 있다.
당초 90% 후반의 높은 개방률을 기대했지만 실제 협상은 수입액 기준 중국 85%, 한국 91%에 그쳐 낮은 수준의 FTA라는 지적에 중국이 적극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가오후청 부장은 정식서명을 끝내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중 FTA는 협상 개시 3년이 안 되는 시점에 모든 내용에 합의했다”며 “양국 지도자가 FTA를 매우 중요시했으며 이러한 관심이 양자 간 경제통상 협력에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협정 발효 이후에는 양국 간 무역은 더 자유화되고 더 규범에 맞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가오후청 부장은 한중 FTA가 지금까지 어떤 FTA보다 의미가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중국의 3대 무역파트너이자 5대 투자국이고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자 투자국”이라며 “한중 FTA 또한 지금까지 중국이 체결한 모든 FTA 가운데 높은 수준이며 전면적이고 교역액이 가장 크고 분야도 광범위한 협정”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 관계자들은 한중 FTA가 예상보다 실익이 적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부인했다. 특히 중국 정부가 한중 FTA 전에 체결한 12개 FTA에 비해 높은 자유화 수준에 합의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왕셔우원 중국 상무부 부부장은 “무역규모 세계 1위 국가인 중국과 7위 국가인 한국 사이에 교역 품목의 90%를 자유화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며 “한중 간 품목 수 90%를 20년 내 자유화한다는 것은 대단한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투자부문에서도 굉장히 높은 수준의 협정이며 지적재산권, 전자상거래 등은 기존 FTA에 없던 것이고 기업 비자 기준도 훨씬 완화됐고 서비스 분야, 특히 법률서비스의 진입장벽도 낮아졌다”고 덧붙였다.
이날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친서를 교환하며 공식적으로 공개했다. 이처럼 중국 정부 관계자들이 한중 FTA를 강조하고 나선 것은 중국이 거는 기대감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나타낸다는 해석이다. 중국 정부는 한중 FTA를 기준으로 삼아 한·중·일 FTA를 체결하고 나아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까지 확대한다는 구상을 추진 중이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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