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그리스 문제 해결을 위해 유럽 정상들과 국제 채권단이 1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비밀리에 긴급 회동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1일 베를린에 있는 독일 정부청사에서 긴급 회동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번 회담에서 5명의 정상들은 1일 자정부터 2일 새벽까지 그리스의 디폴트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를 막기 위한 방안 마련에 머리를 맞댔다.
2일 새벽 회의실을 나온 메르켈 총리는 성명을 통해 "5명의 정상들이 그리스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를 심도 있게 이어가기로 합의했다"면서 "당분간 논의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베를린 긴급 회동은 현금이 바닥 난 그리스가 국제 채권단과 경제 개혁 문제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구제금융 잔여 집행분 72억유로를 받아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그리스의 기존 구제금융 프로그램은 이달 말 끝난다. 이번주 안에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추가 지원금을 받기 위한 경제개혁 조건들을 이행하고 관련 법안을 입법화할 시간이 물리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비공개 회동이어서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서방 언론들은 유럽 정상들과 국제 채권단이 그리스 정부가 수용할 수 있을 만한 현실적인 구제금융 합의안을 마련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국제 채권단의 인내심이 바닥난데다 남은 시간이 얼마 없어 이번에 그리스 정부에 제출할 경제 개혁 요구사항이 사실상 최후통첩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에 그리스에 요구할 경제적 개혁 조치 내용들이 결정되면 유럽 정상들과 채권단이 그리스 정부에 극단적인 선택을 강요하기 보다는 시간을 주고 답변을 기다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직까지 구제금융 분할금 지원을 받지 못해 보유 현금이 바닥 난 그리스는 오는 5일까지 IMF에 3억유로의 부채를 상환해야 한다. 또 추가적으로 이달 중순 12억2500만유로를 갚아야 한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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