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수 부원장보 혐의 부인으로 수사 난항…조영제 전 부원장 '키맨'될까
[아시아경제 박준용 기자] 금융당국의 경남기업 특혜 제공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조영제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58)의 '입'을 바라보고 있다. 의혹의 중심에 선 그가 어떤 진술을 하느냐에 따라 수사의 향배가 갈릴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임관혁)는 29일 오전 9시30분께부터 조 전 부원장을 비공개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조 전 부원장은 김진수(55) 전 부원장보와 함께 2013년 4월 농협ㆍ국민ㆍ신한은행을 압박해 700억원을 경남기업에 대출해주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해당 채권 금융기관 관계자로부터 조 전 부원장과 김 전 부원장보가 압력을 넣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의 조 전 부원장 소환은 수사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당초 검찰은 김 전 부원장보에 대한 수사에 집중했으나 암초를 만났다. 검찰이 "김 전 부원장보가 금감원으로 불러 압력을 행사했다"는 채권금융기관 관계자의 진술과 당시의 출입기록 등을 기초로 김 전 부원장보의 진술을 얻으려 했지만 그가 수사 초기부터 28일 재소환 조사 때까지 이를 일관 되게 부인했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 전 부원장보에 대한 구속수사 시도도 한 차례 기각됐다. 검찰은 앞서 김 전 부원장보에게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당시 검찰 관계자도 "김 전 부원장보의 구속은 윗선 수사를 위한 필요성 때문인데 영장 기각으로 기대했던 수사가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조 전 부원장이 당시 상황을 말해줄 '키맨'으로 남았다. 이번 소환 조사에서 그가 입을 연다면 김 전 부원장보가 하는 주장의 신빙성과 당시 경남기업에 특혜를 줄 것을 지시한 '윗선'까지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 반면 검찰이 조 전 부원장을 통해 별다른 실마리를 찾아내지 못할 경우 경남기업 특혜 의혹 수사는 동력을 잃을 공산이 크다. 검찰 관계자는 "채권금융기관 관계자의 진술을 토대로 조 전 부원장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조 전 부원장을 조사한 뒤 김 전 부원장보에게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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