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US오픈 우승 시 한미일 메이저 챔프 등극, 은퇴한 장정에 이어 두번째 진기록
[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전인지(21ㆍ하이트진로)는 겸손하다.
자세를 낮추는 모습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캐디에서 퍼터를 건넬 때도 절대 한 손으로 주는 법이 없다. 모든 상대에게 예의를 지킬 줄 아는, 그래서 '모범생'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24일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첫 '매치퀸'에 등극한 뒤에도 "매 라운드 상대 선수들이 너무 좋은 플레이를 보여 힘겹게 우승했다"고 했다.
하지만 마음속에는 큰 욕심이 있다. 바로 한국과 일본, 미국의 메이저챔프다. 2013년 '내셔널타이틀' 한국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 10일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올 시즌 첫 메이저 살롱파스컵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20세273일)의 위업을 달성했다. 오는 7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US여자오픈 우승이 마지막 퍼즐이다.
한국선수로는 장정(35ㆍ은퇴)이 작성한 적이 있다. 여고생이던 1997년 한국여자오픈에서, 프로로 전향 이후 2005년 브리티시여자오픈과 2006년 일본여자오픈에서 우승컵을 수집했다. 전인지는 "선수들은 5개의 메이저 가운데서도 US오픈을 최고의 영광으로 꼽는다"며 "무조건 등판할 것"이라고 투지를 불태웠다.
지난해 10월 국내에서 열린 LPGA투어 하나외환챔피언십에서 백규정(20ㆍCJ오쇼핑), 브리타니 린시컴(미국)과 연장 승부 끝에 준우승에 머문 뒤 올해부터 '아메리칸 드림'을 위한 시나리오를 짰다. 시즌 초반 한국과 일본, 미국을 오가며 LPGA투어 4개 대회를 소화하는 강행군을 선택한 이유다. 다행히 HSBC 공동 37위를 비롯해 파운더스컵 공동 37위, 기아클래식 공동 50위, ANA 공동 41위 등 모두 예선을 통과했다.
전인지는 "미국에 다녀온 뒤 골프 기량이 한 차례 업그레이드된 기분"이라면서 "해 볼만 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우승은 없었지만 3만2075달러(3500만원)를 벌어들여 LPGA투어 상금랭킹 93위다. "세계랭킹 상위랭커 등 자격이 있는 LPGA투어 대회는 가급적 다 출전할 예정"이라며 "목표는 일단 상금랭킹 40위 이내에 진입해 퀄리파잉(Q)스쿨을 치르지 않고 LPGA투어에 입성하는 것"이라고 했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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