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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재편 다시 속도내는 삼성…계열사별 수익 강화에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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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경영구상도 본격화, '작아도 단단한 회사' 지향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김은별 기자, 손선희 기자] 삼성그룹이 한화 매각 4개사의 매각 절차를 마무리 지으며 다시 사업재편의 격랑 속으로 들어선다. 그룹 전체의 사업재편이 어느 정도 일단락된 만큼 본격적인 옥석 가려내기를 통해 핵심 역점 사업을 솎아내겠다는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구상도 본격화된다. 이 부회장은 지금까지 성장일변도로 비대해진 삼성그룹의 외형을 다이어트 하는 동시에 기술력에선 글로벌 톱클래스를 지향하고 있다.

골리앗이 아닌 다윗, 작아도 단단한 회사, 외형적인 규모가 줄더라도 전문성을 고집하고 수익성이 높은 사업을 영위한 회사가 이 부회장이 그리고 있는 '뉴 삼성'의 모습이다.


◆역할분담 통한 전문성 강화= 올 하반기 사업재편의 핵심은 계열사별 역할 분담을 분명히 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연구조직에서 이 같은 성격이 드러난다.

최근 삼성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전략혁신센터(SSIC)와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로 응용 연구 분야 프로젝트 상당수를 이전했다. 국내의 경우 양산기술과 향후 미래 성장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최첨단 신기술들이 활발하게 교류되는 실리콘밸리의 특성을 살려 근 시일 내 상용화할 제품과 솔루션을 연구하고 국내에선 정보 유출 우려가 있는 공정 기술과 향후 먹거리 연구에 집중하며 역할을 명확하게 분담하고 있는 것이다.


◆매출 규모 보다는 수익성 강화에 초점= 지난해 합병이 무산됐던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재합병 보다는 중복사업을 줄이는데 무게를 둔다.


두 회사는 현재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해 업무가 중복되는 부분을 한쪽 계열사가 수행할 수 있도록 조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무리하게 재합병을 추진하는 것 보다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중복 사업을 걷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의료기기 사업은 현재 내ㆍ외부 컨설팅을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삼성의 의료기기 사업은 영상 진단 분야에 집중돼 있었는데 이번 컨설팅을 통해 현재 제품 포트폴리오가 적절한지 재검토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해부터 제기돼 왔던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와 삼성메디슨의 합병 및 분사 계획 보다 사업 방향을 재정립해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금융, 글로벌 시장 진출= 국내 시장이라는 새장에 갇혀 성장정체를 겪고 있는 금융의 경우 글로벌 금융사와의 제휴,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 한다.


지난해 삼성생명은 삼성자산운용의 지분 100%를 확보한 뒤 자산운용 사업 글로벌화에 나섰다. 올해 들어선 삼성증권이 중국 씨틱그룹과 제휴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은 해외 보험사 인수를 검토 중이다.


◆사업 정리 대신 스핀오프, 임직원 동요 줄인다= 삼성전기는 제품군 정리에 본격 나서고 있다. 수익은 내고 있지만 업황 변화로 인해 대기업에서 진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규모가 작아진 사업들을 솎아 내고 이를 스핀오프 하는데 집중할 방침이다.


해당 사업부를 정리하는 대신 중소기업으로 분사해 삼성전기와 삼성전자가 성장기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20~30여명 정도로 구성된 사업부 임직원들이 위로금과 퇴직금 등을 모아 창업 자금을 마련하고 이를 회사 차원에서도 지원해 사업 정리에 대한 임직원들의 동요를 최소화 하고 동반 성장을 노리겠다는 것이다.


삼성전기는 지난 2002~2003년에도 10여개에 달하는 중소기업들을 스핀오프를 통해 만들어 냈고 이중 상당수는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 중견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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