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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를 창조한 치밀한 전략가 용퇴를 택하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42초

무적 삼성배구 이끈 신치용 감독, 현장서 물러나 프런트로
삼성의 1등 DNA 스포츠단 이식 특명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자리를 비켜줄 때가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삼성화재 남자배구팀 신치용 감독(60)이 20년 동안 지배해온 코트를 떠난다. 은퇴가 아닌 새로운 도전. 원칙을 지키고 희생과 열정으로 1등을 추구하는 삼성의 기업문화를 스포츠단에 이식하라는 임무를 띠고 프런트의 수장으로 새 출발한다.

신 감독은 다음달 1일부터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 산하의 배구단 단장 겸 스포츠구단 운영담당 업무를 맡는다. 부사장급 임원이다. 제일기획은 지난해 4월 프로축구 수원 삼성을 시작을 지난해 9월 남자 농구 삼성 썬더스, 여자 농구 삼성 블루밍스를 인수한데 이어 남자 프로배구 삼성화재까지 아우를 예정이다. 신 부사장이 구단을 운영하는 대표 역할을 한다.


그는 "감독직에서 물러나려니 시원섭섭하다"면서도 "20년 동안 한 팀을 이끌면서 참 행복했다"고 했다. 신 부사장은 지도자로서 용퇴를 원했다. "제자들이 감독을 맡기 시작하니 부담이 되더라. 코트 위에서 경쟁하며 얼굴을 붉히는 것도 좋지 않아 보였다. 구단에 먼저 의견을 냈는데 회사에서 배려를 해줬다."

신 부사장은 1995년 9월 삼성화재 배구단의 창단 감독으로 취임해 20년 동안 굵직한 성과를 남기며 삼성의 스포츠를 상징하는 지도자로 자리매김했다. 그가 스포츠단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은 건 성적뿐 아니라 팀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문화를 정착시킨 능력을 인정받은 결과다. 그는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신념으로 강한 훈련을 지휘하며 선수단에게 인내와 희생, 열정을 강조했다. 실업배구 8년 연속 우승(1997~2004년)과 V리그를 통산 여덟 차례 제패하면서도 늘 위기를 말했다. 정상은 오르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어렵다는 마음으로 최고의 자리만을 생각했다. 원칙과 기본기, 인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의 철학은 자리를 옮겨도 변하지 않을 전망이다.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은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프런트의 명확한 역할 분담이다. 각자 영역을 존중하고 고유 업무에 간섭하지 않으면서 최상의 결과를 내는데 집중하는 것이다. "단순하지만 이 원칙을 지키지 못해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를 자주 봤다. 훈련과 선수단 운영은 감독에게 맡기고 나는 이제 각 종목마다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살림을 돌보는데 집중하겠다." 2006년부터 그를 보좌한 임도헌 수석코치(43)가 후임이다.


그는 "선수들과는 절대 타협하지 않는다"면서도 늘 선수의 장래를 걱정했다. "20대부터 50대까지 제자들의 연령이 다양하다. 1년에 서너 명씩 배구를 그만두고 팀을 떠나는 선수들을 봤다. 이들이 은퇴하고 살아야 할 인생이 최소 50년이다." 그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인성과 태도가 좋은 선수들은 배구를 그만두더라도 뭐든 잘하더라. 좋은 사고와 습관이 중요하다."


◇ 신치용 프로필


▲생년월일 1955년 8월 26일 ▲출생지 경상남도 거제
▲체격 184㎝·88㎏
▲출신학교 아미초-제일중-성지공고-성균관대
▲가족 아내 전미애(55) 씨와 2녀


▲주요 경력
-1980~1995년 한국전력공사 코치
-1991~1994년 국가대표 코치
-1999, 2002, 2008, 2010년 국가대표 감독
-1995년 9월~2015년 5월 삼성화재 감독
-2015년 6월~ 제일기획 삼성스포츠단 운영담당 부사장 겸 배구단장


▲수상 내역
-1997~2004년 한국배구 슈퍼리그 우승
-2005년 V리그 우승
-2008~2014년 V리그 우승
-2014년 1월 자랑스런 삼성인상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
-실업배구 최우수 지도자상 10회, V리그 우승 감독상 8회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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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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