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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成市' Navi족의 최후…길 재탐색 나선 업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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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첨단의 잔혹사 - 스마트폰 등장에 길잃은 내비게이션 산업은 지금
1920년대 영국서 내비 세계 첫선
초정밀 군사용 GPS 민간 개방 후 2000년대 내비게이션의 황금기
최근 업체 줄도산 '시장 멸종 위기'
커넥티드 카' 등 새 영역 진출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 "어, 지나왔네. 다시 돌아가야 하잖아. 엄청 늦겠네".
#. "이 길이 아니잖아? 지도 좀 잘 봐! 당신은 도대체 눈을 뜨고 운전하는 것 맞아. 어휴 답답해, 이 길치야".

불과 10여년 전인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자동차 여행은 이랬다. 서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운전용 전국지도는 어느 차에나 하나쯤은 구비돼 있었다. 출발 전 종이지도를 펼쳐놓고, 목적지를 향해 길을 찾아 헤매기를 반복했다.


운전대만 잡으면 앞이 깜깜했던 '길치'들에게 내비게이션은 신세계였다. 자동차에 떡하니 설치하면 지구가 내 차를 중심으로 도는 듯한 착각까지 생길 정도였다. 어서 빨리 지구를 내 차 안으로 옮겨 놓으려는 운전자들이 제품을 향해 달려들었다.

세계 최초의 내비게이션은 1920년대 영국에서 개발됐다. 정식 명칭은 '루트 파인더(Route finder)'. 지도 다발들로 이뤄진 내비게이션을 손목에 채워 이동할 때마다 직접 지도를 돌리면서 경로를 검색해야 했다.


이후 60여년이 지나 1981년 일본의 자동차업체인 혼다가 아날로그 방식의 '일렉트로 자이로케이터'라는 제품을 선보였다. '자이로스코프(3개의 축을 통해 회전체가 어떤 방향이든 자유롭게 가리킬 수 있는 장치)'와 '필름 지도'를 사용한 아날로그 방식이었다.


전자식 내비게이션이 처음 등장한 건 1985년. 미국 자동차용품업체 '이택'이 최초의 전자식 내비게이션 '이택 내비게이터'를 발표했다. 이 제품은 전자 나침반과 바퀴에 달린 센서로 작동했다.


내비게이션이 본격적으로 대중화된 때는 2000년대 초다. 미국 정부가 1970년대 군사적 목적으로 개발한 위성추적시스템(GPS)을 민간에 완전히 개방하면서부터다. 이전에도 GPS를 일부 민간에 개방했지만 군사지역을 보호하기 위해 군사지역 100m 이내에서는 전파를 방해했다.


1994년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민간에도 자유로운 GPS 활용을 약속했고, 2000년도가 돼서야 방해 전파가 없고 정확도 높은 GPS를 민간에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전 세계적으로 GPS 내비게이션 제품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국내에는 현재 현대모비스에 흡수 합병된 현대오토넷이 1997년 자동차 매립형 제품을 처음 출시했으나, 가격이 비싸 보편화되지 못하고 '장식품' 정도로 취급됐다.


2004년 들어서야 가격이 저렴한 내비게이션 전용 단말기가 잇따라 출시되면서 그야말로 '붐'을 이뤘고 현재는 자동차에서 없어선 안 될 필수품으로까지 자리 잡았다. 내비게이션 누적 보급률은 현재 1100만~1200만대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정보기술(IT)의 총아였던 내비게이션은 정보통신기술(ICT)에 의해 위기를 맞았다. 다재다능한 말그대로 스마트한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내비게이션이 설 자리를 잃은 것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난해 5년 이내 사라질 제품으로 DVD플레이어, 내비게이션, 자동차열쇠, 전화모뎀, 저가 디지털카메라 등 5가지를 꼽았다. 내비게이션이 사라질 제품으로 포함된 이유는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앱을 통해 기본적인 내비게이션 기능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03년 10만대였던 내비게이션 시장은 2010년 175만대로 정점을 찍인 후 매년 20%씩 규모가 줄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판매된 내비게이션은 100만대를 밑도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때 100여개가 넘을 정도로 난립했던 제조사도 줄도산, 독자기술을 갖춘 일부 기업만 살아남았다.


생존을 위해 업체들은 차세대 내비게이션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최근 IT기기와 자동차를 통신으로 연결한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스마트폰으로 대체될 수 없는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기기들을 선보이고 있다. 컨설팅 기관인 가트너는 2020년에 커넥티드 카가 2억5000만대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모빌리티와 차량 사용에 대한 새로운 변화를 예견하고 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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