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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만난 카스트로 "우린 중남미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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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미국-쿠바 국교 정상화 핵심적 역할…9월 쿠바行

교황 만난 카스트로 "우린 중남미 친구" 프란치스코 교황(왼쪽)과 카스트로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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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쿠바의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을 만났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말 미국과 쿠바가 국교 정상화를 선언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연이 있으며 오는 9월 쿠바 방문도 계획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바티칸 라디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바티칸을 방문한 카스트로 의장은 이날 오전 교황의 서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한 시간 가량 대화를 나눴다. 교황청 대변인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교황과 카스트로 의장 사이에서 우호적인 내용의 대화가 오갔다고 설명했다.


카스트로 의장은 교황을 알현한 뒤 바티칸에서 출발하면서 미국과 쿠바의 관계 개선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역할을 해준 것에 대해 감사를 표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국과 쿠바의 대표단을 초청해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등 양국 관계 정상화에 있어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 이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카스트로 의장은 교황의 생일인 12월 17일 외교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는 소식을 발표했다.

카스트로 의장은 이번에 교황을 위해 특별한 선물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교황에게 아바나 성당의 200주년 기념 메달과 난파선들로 구성된 커다란 십자가 모양의 쿠바 현대 예술작품을 전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카스트로 의장에게 외투로 가난한 사람을 덮어주는 생 마르탱 성인의 모습이 담긴 대형 메달을 선물했다.


또 카스트로 의장은 교황이 전 세계에 난민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는 모습에 감동했고 교황의 지혜와 인간미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교황의 모든 연설과 논평을 읽었다"며 "교황이 계속 이 같은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나도 다시 기도하고 교회에 나가게 될지 모른다"고 밝혔다. 그는 "교황은 예수회 출신이고 나 역시 쭉 예수회학교를 다녀 어떤 면에서는 예수회 사람"이라며 동질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두 사람의 만남으로 오는 9월 역대 교황으로서는 세 번째로 쿠바를 방문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금까지 두 번 이뤄진 교황의 방문이 쿠바에서 많은 변화를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1998년 1월 요한 바오로 2세가 쿠바를 방문한 뒤 당시 피델 카스트로 당시 국가평의회 의장은 로마 가톨릭 정교회가 관영 라디오 방송을 통해 전국에 성탄절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로써 쿠바에서도 종교 활동이 확산됐고 이후 성탄절이 공식 휴일로 지정됐다. 요한 바오로 2세는 방문 기간 중 아바나의 혁명 광장에서 50만 명이 참여한 미사를 집전하기도 했다. 2012년 3월 쿠바를 찾은 베네딕토 16세도 당시 자리에서 물러난 피델 카스트로를 만나고 라울 카스트로 의장과도 대화를 나눴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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