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개발 막바지 단계인 모의 탄도탄(더미탄)을 실제 사출시키는 데 성공해 잠수함 개발능력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을 보유했다는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한 곳은 미국의 정치ㆍ군사 전문 웹진인 '워싱턴 프리 비컨'이다.
이 웹진은 지난해 8월 "북한 잠수함에 장착된 미사일 발사관이 최근 미국 정보기관에 의해 목격돼 북한 김정은 정권의 핵ㆍ미사일 위협에 대한 새로운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미국 정보기관들은 북한이 이미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보유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옛 소련제 SS-N-6 SLBM을 은밀히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SLBM의 사거리는 1500~2500마일(2400~4000km)에 달한다. 만일 북한이 이 같은 잠수함을 개발한다면 러시아 사할린섬 근처의 영해에서 미국 알래스카주의 앵커리지를 향해 공격할 수 있으며 서해에서 일본 오키나와와 필리핀, 괌의 미군 기지를 타격할 수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워싱턴의 군사분석가들은 과거 러시아 또는 중국에서 제작된 로미오급 디젤 잠수함의 변형모델이거나, 1990년대 중반 러시아로부터 구입한 옛 소련제 골프급 잠수함을 복사하거나 변형한 모델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북한이 러시아제 '골프2'급 잠수함을 수입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1994년이다. 당시 러시아 외무부는 모스크바 주재 한국 대사관의 문의에 대해 판매 계약을 체결했음을 시인하고 " 이는 어디까지나 일반상품 수출과 같이 '고철용'으로 매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와 북한은 1993년 일본의 '토엔'이라는 무역회사를 경유해 잠수함 구매 계약을 체결하고 엔진 등은 포함하지 않은 잠수함을 선체만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외신들도 러시아 태평양함대 당국자의 말을 인용, 러시아가 북한에 '폭스트로트'급 잠수함 4척을 판매키로 한데 이어 '골프2'급 잠수함 10척을 매각기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었다.
'골프2'급 잠수함은 러시아 해군이 그동안 일반탄도미사일을 장착했던 비교적 성능이 우수한 군함이라고 평가받고 있어 북한이 이 잠수함을 완전한 형태로 가져갈 경우 최근 개발한 사정거리 1000km의 '로동1호'미사일을 장착할수도 있다고 평가됐다. 또 러시아가 '골프2'급과 '폭스트로프'급 잠수함을 '고철용'으로 매각했다하더라도 오랫동안 잠수함 건조 기술을 축적한 북한이 작전용으로 재활용할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고 평가한 것이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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