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가 통신 시장의 결합상품 규제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학계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결합상품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학교 경쟁법센터(센터장이봉의 교수)가 1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이동통신 시장 경쟁정책 방향 세미나'에서 이인호 서울대 교수는 "이동통신 서비스의 누적 초과이윤 23조 가운데 특정사업자(SK텔레콤)가 93%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러한 결과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에 의한 경쟁 억제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규제 장치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결합판매에 대해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결합 판매를 여타 사업자들의 것과 동일시하고 사업자들의 경쟁 행위니까 별 문제 없다고 접근하는 것은 경쟁 이론에서 의미하는 '경쟁의 효율성 효과'와는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현재 결합상품의 요금할인율이 30% 이내일 경우 시장지배적 사업자라도 요금적정성 심사를 면제하는 규정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그는 "영국, 프랑스, 일본 등 해외 주요국에서는 소매 요금 규제완 별도로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결합판매를 금지해 왔으며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후에야 1위 사업자의 결합판매를 허용한 바 있다"며 "우리나라 규제 당국도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제공하는 결합판매의 반 경쟁적 효과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의 이같은 입장은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에 대해서는 결합상품의 요금적정성 심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KT, LG유플러스 등 후발통신사업자들이 그동안 주장했던 것과 궤를 같이 한다.
고착화된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 구도를 완화하고 지배력 전이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결합상품 규제를 손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추환 영남대 교수는 현재 5대3대2의 점유율이 고착화된 구조에서 소비자 후생 손실 규모는 3대3대3의 균형적 산업 구조대비 약 11조원(2002년~2013년간)에 달한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경쟁의 패러다임이 결합판매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공정경쟁과 소비자 후생에 결합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동통신시장 고착화 현상이 결합시장에서 재연되지 않도록 지배력 전이를 차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쟁적 시장 구조 개선이 결국 사업자간 자율적 요금 경쟁을 촉진하는 기반이 되어 소비자 후생증진 유도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홍명수 명지대 교수는 "현재 이동통신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결합상품의 경우, 다른 구성상품 시장으로의 지배력 확대 가능성과 가격차별 등에 의한 이용자 불이익 가능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사후적 규제만으로 충분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이동통신시장의 경쟁적 구조가 형성될 시기까지 사전적 결합판매 규제의 유지가 필요하며, 현행 규제가 보다 경쟁정책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것이 중요하다"고 제시했다.
정부 및 정치권 일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요금인가제 폐지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도 제시됐다.
황태희 성신여대 교수는 "요금 인가제의 목적이나 요금의 사후규제를 시행함에 있어서의 다른 제도 개선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문제점이 있다며 "규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모든 요금 규제의 사후 규제화는 사실상 어렵고 또 불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요금 인가제가 추구하고자 하는 기본적인 목적과 취지는 유지돼야 한다"며 "현재의 사전규제를 다소 보완하는 방식이거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거나 소비자 이익에 반하는 요금제가 나왔을 때 이를 신속하게 시정할 수 있는 사후규제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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