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딜락매치플레이 8강전 21홀 연장접전 끝 일몰로 순연, 퓨릭은 4강 선착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매치라 일찍 끝날 수도 있다."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예상이 틀렸다. 3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하딩파크TPC(파71ㆍ7115야드)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캐딜락매치플레이(총상금 925만 달러) 8강전이다. 폴 케이시(잉글랜드)와 오히려 연장 21번째 홀까지 가는 마라톤 레이스를 펼쳤지만 일몰로 경기는 다음날로 순연됐다.
매킬로이는 마음이 급했다. 이날 오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무패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미국)와 무려 8체급을 석권한 매니 파퀴아오(필리핀)의 복싱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이미 MGM 그랜드호텔의 링사이드 좌석을 예매했기 때문이다.
경기 내용 면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첫 홀인 1번홀(파5) 버디로 1홀을 앞섰지만 케이시의 4, 5, 7번홀 버디로 순식간에 2홀 차로 뒤졌다. 이후 랠리가 거듭됐고, 17번홀(파3)에서야 케이시의 보기로 가까스로 동타를 만들었다. 18번홀(파5)은 두 선수 모두 파, 14~16번홀로 이어진 연장 3개 홀에서도 승부를 내지 못했다. 매킬로이로서는 특히 연장 세번째 홀인 16번홀(파4)에서 매치를 이길 수 있는 2.1m 버디퍼팅을 놓쳐 입맛이 씁쓸했다.
앞선 16강전에서는 마음이 편한 탓인지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를 6홀 차로 대파했다. 8번홀(파5)까지 5개 홀을 이기는 폭발력이 동력이 됐다. 빌리 호셸(미국)과의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20번째 홀까지 가는 연장혈투에서 가까스로 역전에 성공해 가슴을 쓸어내렸다는 점에서 대비가 됐다.
5번 시드 짐 퓨릭(미국)이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을 4홀 차로 제압하고 4강에 선착해 매킬로이-케이시 승자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49번 시드 대니 윌렛(잉글랜드)과 52번 시드 게리 우드랜드(미국)가 맞붙는 또 다른 4강전이 이른바 '하위권의 반란'이다. 두 선수 모두 이 대회에 처녀 출전한 선수들이다. 윌렛은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를 4홀 차로, 우드랜드는 존 센든(호주)을 5홀 차로 대파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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