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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회장, '한화토탈'로 제5정유사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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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삼성토탈 빅딜로 내달 1일 한화토탈 출범
-기존 삼성의알뜰주유소 사업 이어받을 듯
-경인에너지 매각 이후 제5정유사 진출 기회


김승연 회장, '한화토탈'로 제5정유사 진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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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삼성과 한화의 빅딜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못 다 이룬 정유사업의 꿈이 현실될 전망이다. 한화가 인수한 삼성토탈이 올 하반기에도 알뜰주유소 공급사로 선정될 것으로 점쳐져, 한화는 정유사업에 재진출하게 된다. 1999년 경인에너지를 매각한 지 16년 만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다음 달 1일 출범하는 한화토탈을 통해 정유사업에 진출한다.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은 오는 30일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각각 '한화종합화학, 한화토탈'로 간판을 바꿔단다. 한화토탈 신임 대표이사에는 김희철 한화 부사장이 내정됐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까지 한화큐셀 대표를 엮임하고 올해 삼성-한화 간 유화부문 M&A를 전담, 인수후통합(PMI) TF팀장을 맡고 있다.

한화는 한화토탈을 통해 기존 삼성토탈이 하던 알뜰주유소 공급사업을 이어가 유류사업자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승연 회장의 '정유의 꿈'이 실현된 셈이다. 김 회장은 1970년 경인에너지 설립을 통해 정유사업에 나섰지만 1999년 현대오일뱅크에 공장과 영업망을 매각하며 정유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한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은 "마취도 안하고 수술받은 심정"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기존 삼성토탈이 하던 사업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며 "아직 인수작업이 완료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짜놓지 않았지만 큰 방향성에 볼 때 정유사업을 재개하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관건은 올 하반기 한국석유공사의 알뜰주유소 입찰이다. 지난 해 맺은 알뜰주유소 물량공급계약은 오는 7월 종료된다. 계획대로라면 올 6월 입찰을 개시해야하지만 업계에서는 통상 2~3개월씩 시기가 연기됐던 것을 감안, 하반기께 신규 공급자가 선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화토탈은 기존 삼성토탈이 해왔던 2부 리그 입찰에 참여해 유류공급자로 나설 전망이다. 삼성토탈은 지난 2012년 7월 알뜰주유소에 납품하기 시작한 이후 매년 2부 리그 사업자로 선정돼왔다.


이에 일각에서는 한화토탈이 '제5정유사'로 진출하는 데에 무리가 없다는 시각이다. 삼성토탈이 지난해까지 사업 영역을 꾸준히 넓혀왔기 때문이다.


삼성토탈의 알뜰주유소 공급물량 점유율은 2012년 말 7%에서 2013년 30%, 2014년 40% 수준까지 크게 증가했다. 지난 해에는 석유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대한송유관공사 지분 2.26%를 매입하는 한편 경유까지 사업을 확대, 올해 휘발유 50만톤ㆍ경유 105만톤을 생산할 방침이다. 판매망도 구축해 현재 삼성토탈이 직접 운영하는 알뜰주유소는 4개다. 한화토탈이 알뜰주유소를 브랜드화 할 경우 자연스럽게 유통망을 확대할 수 있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알뜰주유소 법인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투자자를 물색 중"이라면서 "세부 일정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유4사는 한화그룹의 제5정유사 진출을 경계하는 눈치다. 저유가, 수요감소 등으로 정유업계가 부침을 겪고 있는데 굳이 정체된 시장에 들어올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사 진출을 위해서는 유통망을 수 백개 이상 갖춰야하는 등 투자비가 상당할 것"이라며 "정유부문의 영업이익률이 2%대에 불과한데 '김승연 회장의 꿈 실현'을 위해서 정유사업에 뛰어들기에는 비용부담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다른 정유업계 관계자 역시 "삼성토탈이 석유협회사 자격을 충족하고 있다면서 대한석유협회 가입을 요구하고 있지만, 요건만 갖춘 곳을 찾자면 SK인천석유화학도 마찬가지"라며 "회원사들의 찬성에 달린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삼성토탈은 지난 2013년에도 석유협회 가입신청서를 냈지만 기존 정유사 거부로 반려된 바 있다.


한편 올 하반기부터 한화토탈에서 제품을 공급받게 될 알뜰주유소 업주들은 달라질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알뜰주유소 관계자는 "삼성토탈에서 한화토탈로 갑이 바뀌는 것 뿐 크게 동요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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