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올 들어 상승세를 탄 국내 주식시장에 외국 자금이 대거 몰리고 있는 가운데 G2(미국ㆍ중국)의 투자 양상이 뚜렷이 달랐다. 미국은 한국시장에서 '주식'을, 중국은 '채권'을 주로 샀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분기 동안 외인들은 2조500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해 전체 외인의 순매수 금액이 6조2000억원의 40%에 해당하는 금액을 1분기만에 매수한 것.
외인의 강한 매수세 뒤엔 미국이 자리하고 있다. 미국은 1분기에만 1조6000억원 어치를 순매수해 외인 전체 순매수 금액의 64%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에만 1조2000억원을 순매수했고 2월에는 2500억원, 1월에는 630억원을 사들여 지속적으로 금액을 늘리고 있었다.
자연스레 전체 보유액도 증가했다. 미국은 3월까지 174조원을 보유해 지난해 말(164조원)보다 10조원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인 전체 보유액의 38%를 차지하는 정도다.
중국은 '채권'시장에서 큰 손 노릇을 하고 있다. 외인은 올 1분기 상장채권에 2조원을 순투자했는데 이중 중국에서만 1조8000억원 어치가 순투자됐다. 중국은 지난달에만 7400억원 가량을 순투자해 1000억원을 순투자한 미국을 포함 다른 국가들을 압도했다.
중국은 증감률에서도 미국을 앞섰다. 전체 채권 보유금액은 17조원으로 미국(19조원)에 한발짝 뒤에 있지만 지난해 말 대비 증감률에선 12%로 미국(1%)을 저만치 멀리했다.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조만간 보유금액의 순위 역전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길영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 여건에 따라 투자 상황을 달리하고 있는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중국은 안정적인 원화 자산을 매입하는 것을 선호하는 성향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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