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호텔신라의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라이선스 획득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함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10일 "호텔신라의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라이선스 획득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함 연구원은 이같은 분석이 면세 사업의 기본 속성에 근거한다고 밝혔다. 그는 "면세점은 추가 출점으로 매출 증가를 견인하는 사업 모델이 아니라는 점에서 전통 리테일 사업과 차별화된다"며 "제한된 소비자(해외 여행객)에게만 오픈된 채널로 접근성이 소비자를 유인하는 결정적 요인이 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장은 면적보다 출입국객 트래픽에 연동되며, 특정 업체의 상대적 강점은 재고의 다양성과 경쟁력, 소비 흡수력에 근원한다"고 전제한 뒤 "시간의 제약과 기회비용이 큰 구매 채널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메이저 업체에게 출점 기회를 부여하지 않을 경우 정책의 실효성이 무의미해진다고 강조했다. 재고 소싱 역량이 중심이 되는 면세사업 모델은 기존 메이저 업체(신라, 롯데)와 같이 장기간의 구매 이력과 다양한 브랜드 재고를 보유하지 못한 업체들은 소싱과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급증하는 인바운드 여행객의 소비 수요를 효율적으로 흡수하기 위해서도 다양한 브랜드의 재고를 기 보유하고 있는 메이저 사업자로의 추가 출점 허가가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6일 관세청에서 발표된 서울, 제주 시내면세점 특허심사 평가 기준 및 배점 공개 자료는 이러한 면세업의 근원 속성을 잘 반영하고 있다. 사업자의 기본 역량이 55%의 배점을 차지하고 있고, 호텔신라가 수 년 전부터 적극적으로 해온 중소기업과의 협업, 상생 노력과 관련한 부분도 평가의 30%를 차지한다. 입지 요건과 주변 관광 인프라를 포괄하는 부문의 평가는 15%에 불과하다.
그는 호텔신라가 서울 내 단일 점포에서 지난 15년간 6배에 가까운 매출 성장을 시현한 것은 한국 여행시장이 고성장하는 환경에서 적기에 면세사업을 전개하기 시작했으며, 장기간 다양한 브랜드 소싱을 위한 노력이 결실이 돼 차별화되는 브랜드 라인업과 가격 경쟁력을 구축해왔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함 연구원은 "글로벌 경쟁력이 미비한 신생 업체에게만 출점을 허용한다면 호텔신라와 같은 성과는 기대하기 어려워지며, 정책의 실효성은 크게 희석될 수 밖에 없다"고 단정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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