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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vs 문재인 “유 승(勝)”…국회연설 관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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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상대로 판정승을 거뒀다. 국회 연설 얘기다.


연설의 메시지를 차치할 때, 주장을 전달하는 화법에서 유 원내대표의 연설이 훨씬 돋보였다.

유승민 vs 문재인 “유 승(勝)”…국회연설 관전평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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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승민 자성하고 상대 칭찬= 우선 유 원내대표의 연설에는 새누리당을 스스로 돌아보는 대목이 많았다. 그는 “내일의 새누리당은 성장과 복지의 균형발전을 추구하는 정당이 되겠다”며 ‘어제의 새누리당’을 ”경제성장과 자유시장경제에 치우친 정당”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새누리당의 대선공약을 지킬 수 없다”며 “이 점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이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유 원내대표는 자신의 주장을 펴기에 앞서 곳곳에서 새정치민주연합과 야권을 칭찬했다.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 “새정치민주연합은 노무현 정부 임기 중인 2007년에 그 어려운 국민연금개혁을 이루어낸 훌륭한 전통을 갖고 있다”며 “공무원연금 개혁은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때도 추진하려 했지만 실패한 것을 야당도 잘 알고 있지 않느냐”고 물었다.


유 원내대표는 또 “경제성장은 오랫동안 보수의 의제였다”며 “새정치민주연합이 ‘소득주도형 성장, 포용적 성장’을 말했을 때 저는 이 새로운 변화를 진심으로 환영하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성장을 위해 경제와 사회 전반에 걸친 뼈를 깎는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유승민 vs 문재인 “유 승(勝)”…국회연설 관전평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 문재인 일관되게 새누리 비판= 반면 문 대표는 새정치민주연합의 활동을 자성하는 발언은 하지 않았다.


그는 또 연설 전체에서 새누리당을 비판했다. 문 대표는 “2015년 오늘, 이명박 정부에서 시작한 부자감세 7년이 됐다”며 그 결과 “재벌대기업 금고만 채우고 국민의 지갑은 텅 비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가 위기에 놓였는데 정부는 여전히 불공정하고 정직하지 못하다”며 이를 소득불평등으로 연관지었다.


문 대표는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 “대타협기구의 틀 속에서 공무원들까지 동의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며 “그 일을 정부와 여당이 해온 것이 아니라 우리당이 해왔다”고 강조했다. 유 원내대표가 전날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의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점을 고려할 때, 문 대표는 이 대목에서는 ‘겸양’을 보인 뒤 주장으로 넘어가는 편이 더 나았을 것으로 보인다.


◆ 문 대표 답변 없이 일방 주장= 유 원내대표가 새정치민주연합과 뚜렷하게 대립각을 세운 건 안보정책이었다. 그는 “최근 안보정당을 내세운 새정치민주연합에게 묻는다”며 다음 두 가지를 공개 질의했다.


“싸드의 한반도 배치를 반대하는 야당은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어떠한 대안을 갖고 있습니까?”


“행여 북한이 핵공격은 절대 하지 않을 거라는 안이한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문 대표는 이에 대해 답변하지 않았다. 답변할 경우 상대방의 프레임에 갇힐 위험이 있다고 하더라도 공개 질의에는 대답하면서 주장을 폈다면 더 소통하는 연설이 됐을 듯하다.


문 대표는 답변 대신 “힘으로만 지키는 안보는 지속적이지 않고 비용과 희생이 너무 크다”며 “평화와 함께 가는 안보가 가장 좋은 안보”라고 말했다.


◆ 연설 도입부, 정서 vs 주장 = 두 연설은 도입부에서도 차이가 크게 났다.


유 원내대표는 야권에서 의제로 삼아온 세월호의 유가족 얘기로 말문을 열고 정서에 호소한 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우리는 분열이 아니라 통합으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정치권이 힘을 합쳐 풀어가야 할 과제로 논의를 옮겼다.


문 대표는 서두에서 1971년 장충단공원에서 김대중 당시 신민당 대통령 후보의 연설을 인용했다. 그는 재벌 특혜와 서민 피폐를 비판한 당시 연설을 들어 “거의 반세기가 지난 지금 특권경제가 사라졌는지 되돌아본다”며 “또 다른 형태로 특권경제가 유지되고 있지 않습니까”라고 물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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