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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세월호 1년, 여전히 둘로 나뉜 대한민국

시계아이콘00분 47초 소요

[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세월호 유가족들의 마음의 상처는 깊어보였다. 초췌한 얼굴, 갈라지는 목소리가 그대로 대변해줬다. 하지만 또렷한 눈동자는 분명하게 그 무엇인가를 얘기하려 했다.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돈이 아니라 진상규명이라며 흐느꼈다.


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삭발식을 가진 유가족들의 표정과 심경은 이렇게 요약된다. 참사가 일어난 지 1년이 다 돼가는 시점에 이들이 이렇듯 울부짖으며 호소해야만 하는 것인지 함께한 시민들은 옷깃을 여미며 마음을 같이 했다.

유가족들은 머리카락을 자르며 그 의미를 호소했다.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몇억 원에 달하는 보상금이 아니라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을 해소하는 것이며 진상조사에 장애가 되도록 하는 법규 제정을 그만두게 하는 것이라는 점을 삭발로써 분명하게 보여주려 했다. 비가 내리고 빗방울이 굵어지는 가운데서도 자리를 떠나는 사람은 없었다. 유가족들은 목에 두른 사진 속에 환하게 웃고 있는, 가슴에 묻은 자녀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털어놓으며 거듭 진상규명을 강조했다.


그런데 삭발식 행사장 건너편은 이런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세월호 유가족 여러분! 국토분열 중심에서 속히 내려오세요'라고 큼직하게 써놓은 플래카드가 나부꼈다. 온라인에서는 이런 주장에 동조하는 글들이 속속 올라왔다. "유가족들이 원하는 것은 보상금 뿐"이라는 주장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렇게 삭발식이 있던 날은 유가족의 가냘픈 호소와 이들에 대한 비아냥으로 나뉜 세상을 극단적으로 보여줬다. 사망 295명, 실종 9명 등 304명의 희생자를 낸 세월호 참사와 그 후속조치를 두고 갈라진 목소리였다. 졸지에 가족을 잃은 세월호 유가족들의 '진상을 밝혀달라'는 소박한 소망은 진정 실현되기가 그렇게 어려운 것일까.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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