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원다라 기자, 이종희 기자, 임온유 기자, 정현진 기자, 홍유라 기자] 고용시장이 꽁꽁 얼면서 남들과 다른 스펙으로 무장하는 취업준비생(취준생)들이 늘고 있다. 학벌, 학점, 토익, 자격증, 수상경력, 어학연수, 봉사활동, 인턴경력 등 이른바 '8대 스펙'은 필수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구직자들의 스펙이 상향평준화 됐기 때문이다. 바늘귀만큼 좁은 취업문을 뚫기 위해 '막노동'부터 '안나푸르나 등반'까지 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블로그 운영 "100% 취업을 위해서"= 고요셉(26)씨의 블로그는 '취업용'이다. 마케팅 직무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기 위한 목적이었다. 고씨는 "운영했던 마케팅 블로그는 100% 스펙을 위한 것"이라며 "매달 약 2권씩 마케팅 서적을 읽고, 블로그에 책의 리뷰를 남겨 순위를 높였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 기업에 지원할 땐 그 회사의 마케팅 부분을 조사해서 'XXX 기업의 마케팅을 알아보자'라는 식으로 글을 올렸다. 항상 그의 자소서 시작은 "XXX 마케팅 검색해보셨나요?"였다.
실제로 독특한 활동은 면접관의 관심을 끈다. 고씨의 스펙용 블로그는 면접관이 직접 검색해서 보기도 했다. 면접에서 이와 관련된 질문도 여러 번 받았다. 그는 결국 지난해 하반기 채용에서 마케팅 직무에 합격했다.
◆ 막노동도 '일부러'하는 취준생= 높은 노동 강도 때문에 '극한알바'로 꼽히는 택배상하차 아르바이트나 공사장 인부일(막노동)을 일부러 하는 취준생도 있다. 어차피 해야 하는 아르바이트라면 면접에서 언급될 만한 독특한 경험을 쌓겠다는 의도에서다. 올해 취업에 성공한 최평천(29)씨는 "면접에서 항상 막노동을 한 경험을 물었다"며 "힘든 일도 버틸 수 있다는 인상을 주는데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 안나푸르나도, 국토대장정도 간다= 직장인 강준기(27)씨의 자기소개서에는 빠지지 않는 얘기가 있었다. 바로 네팔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를 등반한 경험이다. 도전정신과 패기를 인사담당자에게 보여줄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강씨는 "교환학생이나 어학연수를 다녀온 사람들은 너무 많아서 이제는 차별화될 수 없다"며 "(그 경험이) 취업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비슷한 이유로 취준생 김재열(28)씨는 국토대장정 경험을 자소서에 꼭 넣는다. 김씨는 "어느 기업이나 인내심이 있는 구직자를 원한다고 생각한다"며 "충분히 자신을 보여주는 스펙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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