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서연 기자] 도곡동 80대 할머니 살해 사건의 피의자 정모(60)씨의 집에서 피해자의 피가 묻어 있는 점퍼가 발견됐다.
서울 수서경찰서 관계자는 12일 "지난 9일 정씨를 체포하면서 집에서 수거한 검정 점퍼의 오른쪽 소매와 왼쪽 주머니, 왼쪽 가슴 등 3곳에서 혈흔이 나왔다"고 말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분석 결과 점퍼에 묻은 피는 피해자 함모(88·여)씨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함께 수거한 정씨의 구두에서도 혈흔을 찾아냈으나, DNA 감정이 불가능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경찰에서 "지난달 24일 오전 함씨의 집에 간 것은 사실이나 함씨가 화를 내며 밀쳐 쓰러진 뒤 기억을 잃었다"면서 제3자가 함씨를 살해한 뒤 자신에게 죄를 뒤집어 씌웠다고 주장하며 진술을 뒤바꿔 가면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정씨는 자신의 점퍼 손목에 묻은 피도 다른 누군가가 일부러 묻힌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씨는 지난달 24일 오전 강남구 도곡동 주택 2층 방에서 함씨의 양 손목을 천으로 된 끈과 휴대전화 충전용 전선으로 묶은 뒤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정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최서연 기자 christine8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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