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최고경영자(CEO)의 선임 문제를 둘러싸고 일부 기업의 주가가 흔들리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대표적이다. 다만 당장 CEO리스크가 투심을 약화시킬순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주가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증권가는 보고 있다.
국내 빅3 조선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한 대우조선해양은 9일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6조7863억원, 영업익은 471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익은 전년 대비 각각 9.7%, 6.8%가 각각 늘어난 것이다.
호실적을 기록하고도 주가는 떨어졌다. CEO 리스크 때문이다. 대우조선노조는 신임 사장 선임과 관련해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자 크게 반발하며 부적절한 인사가 선임되면 총력 투쟁을 벌이겠다고 경고했다.
CEO리스크는 고스란히 주가에 반영됐다. 이날 대우조선해양은 전일보다 4.33% 하락한 1만9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실적 발표 이튿날인 10일엔 1.01% 떨어진 1만9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반면 6일 이도행 사장을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한 삼광글라스는 주가가 올랐다. 9일 삼광글라스는 전일보다 주가가 1.31% 올랐으며 10일엔 1.81% 상승했다. CEO 선임 문제를 둘러싸고 한쪽에서는 기대감을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감을 나타낸 셈이다.
다만 증권사들은 대우조선해양의 CEO 리스크를 일시적인 문제로 보고 있다. 유재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선업은 유가 환율 업황 등 대외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산업이지 최고경영자의 개인 역량이 회사에 크게 영향을 끼치는 업종이 아니다"라면서 "애플의 스티브 잡스처럼 스타급 CEO라면 모를까 CEO리스크가 대우조선해양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 CEO직을 사임하겠다고 밝힌 직후 애플 주가는 5% 이상 급락했다.
CEO의 투자 철학이 반영되는 자산운용사, 금융지주 등은 수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주가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CEO리스크가 해소되면서 4거래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10월27일 전일보다 4.19% 상승한 4만1050원에 거래를 마쳤고 30일엔 4만3000원까지 올랐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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