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과 2006년 2승 수확한 '찰떡궁합 코스', 세계랭킹 3, 4위 스텐손과 스콧 출격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궁합이 맞는 코스를 노리겠다."
'탱크' 최경주(44ㆍSK텔레콤)의 올 시즌 전략은 '선택과 집중'이다. "나이가 들면서 비거리가 줄어드는 등 한계가 있고, 그래서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우승 가능성이 높은 5곳을 골랐다"고 했다. 오는 12일 밤(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하버 이니스브룩골프장(파71ㆍ7340야드)에서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밸스파챔피언십(총상금 590만 달러)이 바로 이 가운데 하나다.
최경주에게는 더욱이 2002년(템파베이클래식)과 2006년(크라이슬러챔피언십) 2승을 수확한 '약속의 땅'이다. 2010년에는 대회는 다르지만 같은 장소에서 열린 트랜지션스챔피언십 준우승을 더했다. 지난해부터 페인팅업체 밸스파가 스폰서를 맡아 대회명이 바뀌었다. 페어웨이가 좁은 난코스로 소문난 이니스브룩이 오히려 '찰떡궁합'이라는 게 이채다.
래리 패커드가 1972년 설계한 코스는 플로리다골프장이 대부분 평평하다는 상식과 다르다. 커다란 나무가 페어웨이를 둘러싸고 있고, 경사진 지형이 이어진다. 파5홀은 좌우 도그레그로 뒤틀린 디자인까지 가미했다. 16~18번홀 등 마지막 3개 홀이 승부처다. 16번홀(파4)은 오른쪽에 워터해저드가 도사리고 있고, 17번홀(파3)은 전장이 215야드, '온 그린'부터 만만치 않다. 마지막 18번홀(파4)은 오르막 지형에 블라인드 그린이다. 존 센던(미국)은 지난해 16, 17번홀의 연속버디로 우승의 동력을 마련했다.
최경주는 일단 지난달 22일 노던트러스트 이후 3주 간 휴식을 취하면서 에너지를 충전했다. "지난겨울 체력훈련에 공을 들였다"며 "왼쪽 팔꿈치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돼 벙커 샷 등 숏게임이 제자리를 찾았다"고 자신감을 더했다. 배상문(29)이 뒤를 받치고 있다. 2012년 트랜지션스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지난해 이 대회에서 공동 14위에 오른 달콤한 기억이 있다. 한국은 박성준(29)이 동반 출전한다.
전문가들은 세계랭킹 3위 헨리크 스텐손(스웨덴)과 4위 애덤 스콧(호주)을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올해 첫 PGA투어 등판인 캐딜락챔피언십에서 나란히 공동 4위를 차지해 이미 실전 샷 감각을 조율했다. 2012년 첫날 10언더파 61타의 코스레코드를 수립한 44세의 백전노장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이 복병이다. 지난 3일 혼다클래식에서 연장혈투 끝에 7년만의 PGA투어 우승을 일궈내 '제2의 전성기'를 선언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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