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일 2언더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72홀 노보기' 진기록, 리디아 고 2위
[싱가포르=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뚝심의 승리."
세계랭킹 2위 박인비(27ㆍKB금융그룹)가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를 제압했다. 8일(한국시간) 싱가포르 센토사골프장 세라퐁코스(파72ㆍ6600야드)에서 끝난 HSBC위민스챔피언스(총상금 140만 달러) 최종일 2언더파를 보태 2타 차 우승(15언더파 273타)을 일궈냈다. 시즌 첫 승이자 지난해 11월 푸본LPGA대만챔피언십 이후 4개월 만에 통산 13승째, 우승상금이 21만 달러(2억3000만원)다. 한국의 4승째 합작이다.
첫날부터 선두를 독주한 '와이어 투 와이어', 그것도 단 1개의 보기도 없는 '72홀 노보기 플레이'라는 진기록이다. 생애 처음이다. 드라이버와 페어웨이우드를 적절히 조합한 티 샷을 토대로 100%의 그린적중률을 기록한 '송곳 아이언 샷'을 동력으로 삼았다. 박인비 역시 "이번 주 필드 샷은 내가 가장 좋았을 것"이라며 "올 시즌 더 많은 우승을 기대한다"는 포부를 곁들였다.
고심 중인 퍼팅은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첫날 "스트로크의 경로에 초점을 맞추는 방법으로 톡톡히 효과를 봤다"고 했지만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퍼팅 수가 늘어 4라운드에서는 34개나 됐다. 박인비는 그래도 "예전에 왼쪽으로 빠지는 미스 퍼팅이 많았는데 상당히 보완됐다"며 "조금 더 연습하면 2년 전 절정의 퍼팅감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더했다.
2타 차 선두로 출발한 이날은 리디아 고와 3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까지 챔피언 조로 편성돼 그야말로 '빅 3'의 진검승부가 펼쳐졌다. 리디아 고가 5, 6번홀 연속버디로 순식간에 동타를 만드는 등 실제 혼전이 이어졌다. 파5의 7번홀에서는 동반 버디. 리디아 고는 그러나 8번홀(파3) 보기 이후 티 샷이 흔들리면서 예상 밖의 난조를 보였다. 특히 12번홀(파5)에서 1m 짜리 짧은 파 퍼팅을 놓쳐 타격이 컸고, 13번홀(파4)에서 보기를 더했다.
박인비는 반면 11번홀(파4)에서 거의 90도로 꺾이는 7m 내리막 퍼팅을 성공시켜 리디아 고를 압박했다. 리디아 고는 15번홀(파5) 버디로 뒤늦게 분위기를 바꿨지만 역부족이었고, 마지막 18번홀(파5) 버디로 2위(12언더파 276타)를 확보하는데 만족했다. 루이스가 3위(11언더파 277타)다. 한국은 유소연(25)이 공동 4위(10언더파 278타), 이일희(27ㆍ볼빅)가 7언더파의 데일리베스트를 앞세워 김효주(20)와 함께 공동 8위(8언더파 280타)에 올랐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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