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문화운동 단체 우리마당의 대표를 맡고 있는 김기종(55)씨가 마크 리퍼트 미국 대사를 공격하는 사건이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김씨와 우리마당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김씨는 집안의 5대 종손으로 우리 문화를 찾는데 천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80년대 초반 성균관대 법대를 나와 만든 것이 '우리마당'이었다. 김씨는 당시 연극, 풍물, 사진 등 문화 분야를 아우르는 6개 대학동아리연합회의 연합 격인 '우리마당' 사무실을 신촌에 열어 본격적인 문화운동에 뛰어들었다.
이곳은 80년대 문화운동에 있어서 일정 역할을 담당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씨는 풍물을 대학가에 보급하고 농활을 통해 농촌에 널리 알리는 활동을 하기도 했다. 개성지역 민속으로 30년대 초반까지 전승된 전통 그림자극 만석중놀이의 복원 등에도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이밖에도 창작 판소리 공연을 기획하고 젊은이를 위한 한국 미술사 강좌 등을 열기도 했다.
또 김씨가 매달렸던 일 중 하나는 1988년 발생한 '우리마당 습격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는 것이었다. 2007년에는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던 중 분신을 시도, 전신에 심각한 화상을 입기도 했다.
우리마당 습격사건은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에 있었던 '우리마당' 사무실을 괴한 4명이 습격해 안에 있던 여성을 성폭행하고 달아난 사건이다. 당시 야당이었던 평민당은 이 사건이 군 정보사령부에 의해 저질러진 정치테러라고 폭로했지만 현재까지 진상은 규명되지 않았다.
1980년대 문화운동가였으며 백색테러의 피해자였던 김씨가 30여년이 지난 2015년 테러의 가해자로 전락한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인 셈이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