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사 손쓸틈 없이 당해…김기종 참석자 가장"

5일 오전 괴한의 공격을 받고 피를 흘리고 있는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사진=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전슬기 기자]마크 리퍼트 미국 대사는 5일 주변에서 미처 손쓸 새 없이 피습을 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피의자인 김기종(55) 우리마당 대표는 참석자로 가장해 행사장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은 이날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리퍼트 대사를 초청해 '한반도 평화와 통일, 그리고 한ㆍ미관계 발전방향'을 주제로 강연회를 개최할 계획이었다. 피의자인 김씨는 민화협 회원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이날 행사에는 사전에 참석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김영만 민화협 홍보위원장은 "(김기종씨는) 초청 인사에는 없었다"며 "(민화협 행사에)자주 온 사람은 아니다. 저희가 알기로는 주한 일본 대사 퇴임식에서 소란을 피운 전력이 있다"고 밝혔다. 김 홍보위원장은 "경호에 만전을 기하지 못한 것은 잘못이다"며 "변명의 말씀이 없다"고 전했다.

민화협 참석자들에 따르면 김씨는 리퍼트 대사가 앉은 중앙 헤드테이블의 오른쪽 뒤쪽 테이블에 앉아 있다가 대사가 도착하고 조찬이 시작되자 피습했다. 리퍼트 대사는 김씨가 악수를 하러오는 줄 알고 일어섰다 공격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김 씨가 흉기를 들고 행사장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던 데 대해 김 홍보위원장은 "각자의 좌석을 배정하지는 않았다"며 "행사장 관리 등이 통상적 절차로만 진행됐고 그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슬기 기자 sgju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