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세계의 공장' 중국, 그러나 중국인은 원정 쇼핑을 원한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4초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현대인들에게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지만 정작 중국 제조업계는 자국민들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고 미국 경제 잡지 포브스가 1일(현지시간) 지적했다.


중국인의 원정 쇼핑 열풍은 지난 춘제(설·2월 18~24일) 연휴 기간 절정에 달했다. 지난해 보다 10% 많은 519만명의 중국인들이 춘제 기간 해외여행을 떠나 쇼핑을 즐겼다. 홍콩 매체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표현을 빌리면 중국인들에게 해외여행이란 해외 쇼핑을 위해 여행하는 것이 돼 버렸을 정도다.

중국인들에게 화제가 된 것은 일본에서의 쇼핑이다. HSBC은행에 따르면 춘제 기간 약 45만명의 중국인들이 일본 여행을 하면서 약 9억5000만달러(약 60억위안)어치 쇼핑을 했는데, 쇼핑 리스트 최상단에 이름을 올린 것은 바로 비데, 공기청정기, 전기밥솥 같은 생활용품들이었다. 같은 기간 프랑스 여행을 한 중국인들이 의류, 가방, 화장품 등 소비재에 80% 지출을 한 것과 대조적이다.


중국인들이 특히 일본에서 비데를 싹쓸이 했다는 소식이 퍼지자 중국 비데 제조업체인 시안 산화랑치(西安 三花良治)는 자국산 제품이 일본제 보다 기능이 떨어질 게 없다며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 홍보에 열을 올렸다.

중국인들이 일본에 많이 구매한 일부 비데 제품은 일본 브랜드를 달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생산된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중국 언론들은 외국에서 파는 물건이 더 좋을 것이라는 소비자들의 막연한 인식을 비난하며 중국산 제품이 외면받는 이유를 분석하기도 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도 사설에서 "일제 비데의 인기는 과장됐다"면서 "사실 세계적인 비데를 만드는 게 중국 제조업계가 지향하는 바도 아니다"라고 비꼬았다.


그러나 포브스는 중국인들이 왜 '세계의 공장' 중국을 놔두고 굳이 멀리 가서 제품을 구매하는데 시간과 노력을 할애하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크게 두 가지 이유를 따져 볼 수 있는데 첫 번째는 가격이다. 아무리 중국에서 만들어진 일본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중국인이 중국에서 사려면 세금을 내야 한다. 그러나 일본에서 사면 면세 혜택이 있기 때문에 중국에서 살 때보다 더 싸게 살 수 있다.


두 번째는 일본 소비자들이 중국인들 보다 깐깐하기 때문에 일본에서 판매되는 제품이 더 높은 평가 기준을 통과해 안전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이다. 그동안 많은 중국 기업들이 좋은 품질 보다 낮은 가격에 초점을 맞춰 제품을 생산해 온 탓에 품질 좋은 제품을 찾는 중국 소비자들의 니즈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포브스는 대표적인 예로 중국산 분유의 품질을 꼽으며 2008년 멜라닌 분유 파동으로 중국인들 사이에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불신감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