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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죄부 받은 콜레스테롤, 인식 바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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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그동안 건강을 해치는 성인병의 주범으로 낙인이 찍혔던 콜레스테롤이 누명을 벗었다.


20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최고 영양관련자문기구인 식사지침자문위원회(DGAC)는 19일(현지시간) 콜레스테롤이 많이 든 음식물 섭취에 대한 유해성 경고를 삭제하는 내용을 담은 식사 지침 권고안을 내놨다.

미국 농무부, 보건후생부 등 관련부처는 일반 미국 시민과 공공기관, 학교 등을 대상으로 식사 지침을 마련하고 5년마다 이를 갱신하는데 DGAC의 권고안은 이 지침에 중요한 이정표 역할을 한다.


DGAC는 총 571쪽 분량의 이번 보고서에서 "콜레스테롤은 과잉 섭취를 걱정할 영양소가 아니다"라며 "(현재) 유효한 증거들은 식이성 콜레스테롤 섭취와 혈중 콜레스테롤 사이에 뚜렷한 연관이 없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는 '하루 콜레스테롤 섭취량을 300㎎으로 제한한다'는 현행 식사 지침을 뒤집는 내용이라 주목을 끈다. 그동안 많은 의학 전문가들도 달걀, 새우 등에 많이 함유돼 있는 콜레스테롤이 동맥경화를 일으켜 심근경색, 뇌졸중 등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과잉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1961년 미국심장협회가 '콜레스테롤이 심장 질환을 비롯한 성인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공식 경고하면서부터 콜레스테롤은 건강에 위험한 요소로 낙인이 찍혔으나 이같은 인식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심장 전문의인 스티븐 시나트라 박사(전 미국 코네티컷 의대 교수)는 '콜레스테롤 수치에 속지 마라'란 책을 통해 콜레스테롤 무해론을 주장했다. 그의 책은 2012년 발간되자마자 미국 아마존 건강의학분야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고 최근 국내에 번역 출간됐다.


콜레스테롤이 약간 높은 사람이 오래 산다는 연구 논문도 발표됐다. 일본 하마마쓰 의과대 다카다 아키카즈 명예 교수가 11년 동안 오사카 주민 1만 여명을 대상으로 콜레스테롤 수치와 사망률을 조사한 결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약간 높은 사람이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220mg/㎗를 넘어도 사망률에는 영향이 없었고 남성은 280mg/㎗를 넘지 않는 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수록 사망률이 낮았다.


1980년대 후쿠이 주민 약 3만7000여 명을 5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에서도 남성과 여성 모두 콜레스테롤 수치가 가장 낮은 그룹의 총사망률이 가장 높았다. 특히, 남성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수록 총사망률이 낮다는 결과가 나왔다.


한편 DGAC는 소금 섭취에 대해서도 제한 기준을 완화했다. 현행 식사 지침에는 '심장질환 등의 위험이 있는 사람에 대해 소금 섭취량을 하루 최대 1500㎎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돼 있으나 이번 권고안에는 최대 2300㎎으로 완화됐다.


카페인에 대해서도 '몇 잔의 커피에 포함된 카페인은 건강에 실제로 득이 된다'는 입장을 처음으로 내놨다.


반면 설탕에 대해서는 하루 전체 평균 섭취 칼로리의 10분의 1인 200㎈ 이상을 섭취하지 말라는 권고를 처음으로 추가했으며 포화지방에 대해서도 기존 하루 전체 평균 섭취 칼로리의 10%이하에서 약 8%이하로 강화된 권고안을 내놨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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