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이르면 16일 김기춘 비서실장을 교체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의 인적쇄신 의지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후임자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현재까지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사들은 줄잡아 10여명에 달한다. 그만큼 박 대통령이 어떤 성향이나 출신, 배경 등을 최우선 조건으로 꼽고 있는지조차 베일에 가려있다는 것이다.
가장 유력하다는 평을 듣는 인물은 권영세 주중대사다. 최근 권 대사의 국내복귀가 결정되면서 비서실장 내정 혹은 개각 인사에 포함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입각할 경우 통일부 장관이 유력해 보인다.
하지만 권 대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어떤 제안도 받은 적이 없다"며 이 같은 관측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내년 총선에 나갈 준비를 하겠다"는 '증거'도 제시했다. 권 대사에 대한 관심이 올라가는 데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그가 언론에 말한 것을 참고하라"고 했다. 서울 출신인 권 대사는 서울대 법대를 나와 3선 의원을 지냈다. 56세라는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가 장점으로 꼽힌다. 김기춘 비서실장은 77세다.
박 대통령의 원로 자문그룹인 '7인회' 멤버들도 꾸준히 거론된다. 대표적으로 안병훈 도서출판 기파랑 대표(78), 현경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76) 등이다. 김 비서실장에 이어 7인회에서 두 번째 비서실장이 나온다면, 특정 성향이나 연령대 인사만을 곁에 두려는 뜻이 되기 때문에 '인적쇄신' 의지가 퇴색된다는 건 큰 부담이다.
김 비서실장의 고등학교 3년 후배이며 지난 대선캠프 공보단장을 지낸 김병호 언론재단 이사장(72)과 홍사덕 민족화해협력 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73) 등도 자주 등장한다. 60대 인물로는 허남식 전 부산시장(67), 이주영 전 해수부장관(65), 50대 그룹에서는 권 대사 외 황교안 법무부장관(59), 윤상현 의원(54)이 거론된다.
이들은 박 대통령과 오랜 기간 노선을 함께 해왔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이는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 박 대통령이 추락한 지지율을 만회하고 집권 3년차를 힘 있게 시작하기 위해선 제3의 인물군에서 비서실장을 뽑아야 한다는 의견이 만만치 않다.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 이명박 정부의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경제민주화 공약을 주도해 정부 출범의 일등공신이지만 현재 박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에 있는 김종인 가천대 석좌교수 등이 '통합형' 인사로 거론된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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