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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출퇴근 버스 7월 운행 끝…기러기 공무원들 '멘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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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예산배정 어려워 중단 예고
세종시 생활 안정 측면도 고려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세종시 모 부처에 근무하는 박모 사무관은 최근 허리디스크가 재발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허리 통증을 참고 지내온 지 6년 만에 고통이 다시 찾아왔다. 이번에는 출퇴근이 문제였다. 서울 사당역에서 세종청사까지 2시간여 걸리는 출퇴근 시간 동안 불편한 자세를 유지하다 보니 허리가 탈이 난 것. 하지만 앞으로는 이마저도 어렵게 됐다. 하반기에는 출퇴근 버스가 운행을 종료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는 결국 청사 근처에 들어선 오피스텔 원룸 월세를 알아보고 있다.

최근 환경부는 전체 공무원을 대상으로 보낸 소식 메일을 통해서 세종청사 출퇴근 버스가 상반기 이후 운행을 종료한다고 전했다. 버스 운행 종료로 거주지를 미처 준비를 하지 못했다면 알아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1단계 이전으로 올해 세종 생활 3년 차인 환경부 공무원들은 이미 상당수가 세종시에 살 집을 마련해놓고 있지만 서울과 세종에서 소위 '두 집 살림'을 하던 이들은 고민에 빠졌다. 그동안 일정에 따라 서울과 세종을 오가며 지냈지만 출퇴근 버스가 사라져 출근길이 막막하기 때문이다.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버스는 오전 6시에서 7시30분 사이에 고작 4대뿐이라 좌석 구하기가 쉽지 않고, 서울역에서 오송역까지 KTX는 편도에 2만원가량으로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아서다. 이마저도 앞으로는 예매 경쟁이 더 치열해지게 됐다.


서울, 수도권과 세종을 이어주던 출퇴근 버스가 올 7월부터 운행을 종료한다는 소식에 관가가 릫멘붕(멘탈붕괴의 줄임말·정신이 무너질 만큼 충격에 빠졌다는 뜻)릮에 빠졌다. 하루 평균 80여대가 운행되던 출퇴근 버스가 운행을 종료하면 당장 어림잡아 4000여명의 공무원의 발이 묶일 처지에 놓였다. 작년 말 법제처와 국세청, 우정사업본부 등 3단계 이전이 마무리되면서 세종 근무 공무원이 늘어나 출퇴근 버스 운행을 1년 연장할 것이라는 기대마저 산산이 깨지게 됐다.

정부가 공무원 출퇴근 버스 운행을 종료하는 이유는 세종 생활이 안정화에 들었다는 판단에서다. 한솔동에 이어 아름동 등 청사 주변에 신축 아파트단지가 속속 들어서고 있고, 충남대병원 세종의원을 포함해 대형마트인 홈플러스, 이마트도 속속 문을 열면서 거주환경도 좋아지고 있다.


하지만 속내에 담긴 가장 큰 이유는 예산 때문이다. 정부는 세종청사 입주 첫해인 2012년 출퇴근용 버스에 9억5800만원을 사용했고, 이듬해에는 83억9800만원을 지출했다. 2단계 이전 직후인 지난해에는 출퇴근 버스 예산으로 수도권 69억3200만원, 세종권 30억3100만원 등 모두 99억6300만원을 배정했지만 8월에 모두 소진하고 예비비로 42억8000만원을 추가 배정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세종청사 통근버스 운행 예산으로 129억4700만원을 편성,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이번 예산 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세종시 정착에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버스 운행 종료를 앞당겨야 한다는 의견이 커지고 있어서다. 출퇴근 버스를 둘러싼 지역사회의 불만도 불거지고 있다.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등 충청권 시민단체들은 세종시 조기 정착에 역행한다며 세종청사 통근버스 운행 중단과 공무원 관사 폐지 등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부처별로 자비를 모아서라도 출퇴근 버스를 운행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내고 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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