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명품 백 대신 아이폰. 이번 중국 설 춘제(春節)의 선물 트렌드다.
미 경제 채널 CNBC는 9일(현지시간) 달라진 중국 사회 분위기 속에 변화하고 있는 춘제 선물 풍속도를 이렇게 진단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 취임 이후 사회 기강 강화 속에 춘제에 관행처럼 오가던 뇌물 성 고가 선물 관행이 사라지면서 중국 최대 쇼핑 대목의 헤택을 애플이 차질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차이나 마켓 리서치의 설립자인 샤운 레인은 "이번 춘제에 애플 아이폰6가 명품 선물의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미 일부 기업들이 춘제를 맞아 성과가 우수한 직원들에게 명품을 지급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아이폰을 지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중국내에서는 아이폰이 명품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가격도 다른 명품에 비해 저렴하다. 기업들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자칫 고가의 명품 백을 선물하다 소문이라도 나면 정부의 미운털이 박힐 수도 있다는 우려도 고려 대상이다.
소비자들의 선호도 배경이다. 중국 갑부들을 연구하는 후룬(胡潤) 리포트의 올해 명품 소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1위에서 올해 7위로 미끄러진 에르메스를 제치고 중국 부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명품 선물 브랜드로 부상했다.
후룬 리포트 설립자인 루퍼트 후게베르프는 "지난해 중국 명품 시장이 25% 정도의 역신장을 보인 데 이어 올해도 5%의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고가 명품 보다는 비교적 저렴하면서 명품 이미지를 지닌 애플과 같은 기업이 수혜를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미 실적으로도 이 같은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명품 산업을 분석하는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는 지난해 중국 명품 소비가 전년대비 1% 감소한 1150억위안이라고 추산했다. 중국의 명품 소비 감소는 지난해가 처음이다.
반면 애플은 지난 1분기(작년 10~12월)에만 중국 내 매출이 161억4000만달러에 이르렀다. 전년 동기 대비 70%나 뛴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춘제 판매 성과에 따라 애플의 2분기 실적 역시 고공행진 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 경제의 부진 역시 명품 소비 추세에 걸림돌이다. 더 큰 변화는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다. '묻지마' 식의 명품 구매 대신 소비의 다양성이 확산되면 자연히 명품 구매 현상이 줄어들 것이라는 게 후게베르프의 예상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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