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유가 변동성이 지속되고 그리스의 구제금융 협상 문제로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코스피가 전날 1940선으로 또다시 밀려났다.
전날 유럽 및 미국증시는 그리스의 구제금융 협상 문제가 계속 난항을 겪으며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가 커지자 일제히 하락했다. 그러나 대외적 악재 속에서도 코스피가 1940~1960선 사이 박스권에서 강한 하방경직성을 보여주면서 코스피 반등세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리스와 유가 등 대외 악재가 여전히 남아있지만 전반적인 대외 환경이 점차 코스피 시장에 유리한 환경으로 변해가면서 코스닥 대비 상대적으로 저평가 된 코스피 시장의 반등 기대감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 지난 연말 이후 코스닥이 코스피 대비 상대적 강세를 보였던 것은 대외변수에 의한 영향이 컸다. 중소형주는 주로 경기모멘텀이 둔화되거나 안전자산이 선호되는 국면에서 대형주의 대안투자 수단으로서 매력을 지니는데 최근 대외변수 악화를 초래했던 요인들에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경기모멘텀은 유로존을 중심으로 개선되고 있고 안전자산 선호를 대변하는 금과 미국국채가격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도 급락세가 진정되면서 추세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경기부양기조가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기모멘텀은 강화되는 모습이다. 유로존의 심리지표들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고 국제유가 하락은 주요국 소비지표 회복으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그리스의 구제금융 연장불가 방침에 따른 대외불안요소가 자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2012년과 달리 시스템 우려로 확산되지 않고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다.
대내적으로도 대형주의 저평가 요인이었던 이익사이클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어 코스피의 저평가 요인들이 해소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어닝쇼크로 인해 기업실적 전망에 대한 신뢰도가 상당히 낮아진 상황에서 대형주 실적 시즌 도래에 따른 부담감이 크게 영향을 끼쳤었다.
하지만 4분기 실적 시즌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대형주의 이익사이클이 저점을 통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고 이익사이클 개선세는 올해 3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형주의 상대적 소외를 야기했던 디스카운트 요인이 경감될 것이다. 향후 코스닥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던 코스피가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백윤민 KB투자증권 연구원= 그리스 문제와 국제유가 변동성 등이 코스피 시장의 발목을 여전히 잡고 있다. 그렉시트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고 우크라이나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반등 기대감이 높았던 코스피는 여전히 박스권 내에서 등락을 지속하고 있다. 이전상황과 비교해 증시여건이 개선되고 있지만 투자심리를 개선할만한 뚜렷한 모멘텀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제지표 역시 뚜렷하게 개선세를 보이지 못하고 다소 정체된 모습을 보이면서 전반적인 글로벌 증시의 부진한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코스피가 단기에 추세적 상승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증시의 불확실성 요인들로 작용했던 매크로 리스크 요인들이 어느정도 시장에 모두 반영됐다고 판단되며 과거보다는 국제유가의 변동성도 크게 줄고 있다. 국제유가가 저점 확인 이후에는 50달러 전후로 점차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코스피에 대한 개선 기대감을 열어둬야할 것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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