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빵 뺑소니' 피의자, 자수 전 자살 시도 "수면제와 소주 들고 야산 올라…"
[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일명 '크림빵 뺑소니' 사건의 피의자 허모(37)씨가 경찰에 자수하기 전 자살하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사건을 수사 중인 청주흥덕경찰서 박세호 서장은 30일 오전 언론브리핑에서 "피의자가 경찰 수사에 압박을 느껴 상당한 심적 부담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문을 열었다.
박 서장은 "전날 용의차량을 특정한 후 천안의 한 공업사에서 차량 부품을 구입한 사실을 확인, 카드사를 통해 인적사항을 파악하고 용의자에게 연락을 취했었다"며 "당시 용의자의 휴대전화는 전원이 꺼진 상태였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허씨는 카드사에서 전화가 오자 경찰이 자신을 쫓는다는 사실을 알고 수면제와 소주를 사 청주의 한 야산에 올랐으나, "경찰에 이미 다 이야기를 했다. 자수하라"는 아내의 설득에 자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29일 청주 흥덕경찰서는 "이날 오후 11시 8분께 허씨가 부인과 함께 경찰서 후문을 통해 강력계 사무실을 찾아와 자수했다"고 알렸다.
허씨는 10일 오전 1시 29분께 청주시 흥덕구의 한 도로에서 술을 마신 상태로 자신의 윈스톰 차량을 몰다가 강모(29)씨를 치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30일 새벽 허씨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허씨는 동료와 늦게까지 소주를 마신 뒤 윈스톰 차량을 몰고 귀가하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허씨는 혼자서 소주 4병 이상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경찰서를 찾은 허씨는 자수 당시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죄송하다"고 답했으며, '왜 도주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죄 짓고 못 산다. 사람인지 인지하지 못했다. 사람이라기보다 조형물이나 자루인 줄 알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그동안 미궁에 빠졌던 수사는 이날 용의차량으로 회색 윈스톰을 특정하며 수사망이 좁혀졌는데, 이에 허씨의 아내는 압박감을 느껴 112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진다.
허씨의 아내는 오후 7시쯤 "아이가 2명이나 있는데 남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까 두렵다"며 남편을 함께 설득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허씨는 경찰 도착 전에 자취를 감췄고, 죄책감과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던 그는 결국 이날 오후 11시 8분께 아내와 함께 청주흥덕서를 찾아 자수했다.
한편 경찰은 허 씨의 신분을 피의자로 전환하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한 뒤 오늘 중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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