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의 효과가 단기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금융센터는 23일 내놓은 'ECB의 전면적 QE 발표의 경제ㆍ금융시장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번 1조1400억유로 규모의 양적완화는 수일 전까지의 시장 예상을 초과한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정책 채널은 크게 기대심리 개선 및 채권금리 하락으로부터 비롯되는데 구조적으로 미국과 영국에 비해 효과가 미흡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용확대 효과는 은행의 대출 기피와 수요 부진으로 당분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과는 달리 은행 중심의 차입 구조(2012년말 기준 기업 차입의 62.3% 차지)여서 신용 확대와 대출금리 하락이 긴요하지만, 은행이 소극적일 경우 미국과 같은 MBS 매입에 의한 대출금리 하락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ECB는 1조유로가 유로존 총생산(GDP)의 10.6%로, 이 정도의 자산매입으로 인한 소비자물가(CPI) 진작 효과는 0.2~0.8%포인트로 예상했다. 올해 0.4%포인트, 내년 0.3%포인트의 소비자물가 상승 효과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해외 투자은행(IB)들의 시각도 소개했다. 블랙록은 "경험해왔던 것처럼 드라기 총재는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고 평했다. 노무라는 "매입속도는 긍정적이고 규모도 시장을 실망시키지 않는 수준"이라고 했고 모건스탠리는 "시장은 조치를 원하고 있었다"고 밝했다.
코메르즈방크는 "시장지표들이 ECB의 전면적 QE 시행을 이미 프라이싱 했기 때문에 수일 후 시장의 되돌림도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반면 BNP는 "개별국 중앙은행들이 매입과 손실의 대부분을 부담하게 한 것은 그간의 전통을 깬 것으로 유럽연합(EU)의 통합을 저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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