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연말정산·금연' 화제로 국무위원들과 티타임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0일 오전 국무회의를 개최하기에 앞서 국무위원들과 '티타임'을 갖고 현안에 대해 가벼운 대화를 나눴다. 대통령과 국무위원 간 티타임은 처음 있는 일이다.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장인 청와대 세종실 앞 환담장소에 9시 50분께 입장했다. 장관들이 박 대통령 주변으로 모이자 박 대통령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오늘 잘 하셨느냐"고 물었다. 최 부총리는 이날 9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연말정산 관련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최 부총리는 "여러 혼란이 있었는데 설명을 잘 드렸고, 전체적으로 (세금부담이) 좀 늘어난 면도 있지만 고소득층한테 더 걷어서 저소득층한테, 금년 내에 약 1조 4000억원 정도 더 걷어서 저소득층한테 돌려주려고 하고 있다. 그 관계를 설명드렸다"고 말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이해가 잘 되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또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과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이 "이 자리에 담배를 끊으신 분이 최 부총리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 등 세 분 계신다"고 전하자 박 대통령은 "금단현상이 담배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모든 게 빠져들면 금단현상이 생겨서 '아, 내가 이래선 안 되겠구나'하고 극복하려고 하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데, 거기에 한 번 빠져들면 성공을 잘 못하더라고요"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문 장관에게 "주전부리를 자꾸 하시게 되느냐"고 물었고, 문 장관은 "견과류를 자꾸 먹게 된다. 성공하겠다"고 했다. 이에 최 부총리는 "하도 소문이 많이 나가지고 저희들이 안 끊을 수가 없다"고 하자 박 대통령은 "소문을 먼저 많이 내라는 거죠. 나 끊었다고 동네방네 소문을 많이 내면, 차마 할 수가 없잖아요. 그것도 방법이라고 그러더라고요. 얼마나 눈물겨운 얘기예요"라고 거들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복지부 장관이 성공을 못하면 큰일 나는데.."라고 말해 웃음을 유도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금연과 적폐해소를 연결해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 잘못된 것도 오래 하다보면 편하니까, 나쁜 거라도 으레 그렇게 하는 것 아니겠냐 하고 빠져드는데, 그러다가는 사회가 썩는다. 그러면 개혁을 하려해도 저항도 나오게 되고, 여태까지 편했던 것을 왜 귀찮게 하느냐, 난리가 나는 그런 게 일종의 금단현상이죠"라고 설명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티타임과 관련해 "신년기자회견에서 대통령과 장관의 소통 문제가 지적된 만큼, 박 대통령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 이런 자리가 마련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