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자화자찬에 포천 쓴소리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최근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현 정부의 제조업 육성 정책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격주간지 포천 인터넷판은 제조업 르네상스가 아직 오지 않았다고 쓴 소리를 내놨다.
7일(현지시간) 디트로이트 방문을 시작으로 사흘 동안 '로드쇼'에 나선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포드 자동차 공장에서 "구제금융 조치가 결국 성공했다"며 "자동차 업계에 베팅한 것은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자평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0년 연두교서에서 2009~2014년 자국의 수출 목표를 두 배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제조업 살리기에 적극 나섰다. 그 일환으로 디트로이트를 살리는 데 혈세 93억달러(약 10조2250억원)나 쏟아 부어 현지 일자리 100만개 이상이 구제됐다.
그러나 미 경제정책연구소(EPI)의 로버트 스콧 이코노미스트는 오바마 대통령의 제조업 살리기가 과연 결실로 이어졌는지 고개를 갸우뚱했다.
스콧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5년 사이 미국의 수출이 48.4% 느는 데 그쳤다"며 "오히려 2001년 경제침체 이후 5년 동안의 수출 증가율이 이보다 높았다"고 지적했다. 줄던 제조업계 근로자 수가 오바마 정부 등장 이후 반등에 성공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수는 여전히 10~15년 전보다 한참 뒤져 있다.
정부의 구제금융 덕에 제너럴 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가 파산을 모면한 것은 칭찬할 만하다. 그러나 제조업의 흥망성쇠와 방향을 같이 하는 수출은 크게 늘지 않았다. 포천은 이와 관련해 정부의 전폭적인 노력으로 미 제조업 르네상스가 왔다고 단정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포천은 무엇보다 미 제조업이 아예 붕괴된 게 아니어서 정부의 노력에 따른 성과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미 제조업 부문 근로자 수가 꾸준히 줄긴 했으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제조업 비중은 지난 50년간 일정 수준을 유지했다.
20세기 초 40%에 이른 미 농업 분야 종사자 비중은 현재 2% 미만으로 낮아졌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여전히 많은 양의 농산물이 생산되고 있다. 포천은 제조업 근로자 수가 줄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논리로 이해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오바마 정부는 왜 이토록 제조업 살리기를 부르짖을까. 역사적으로 제조업 성장은 근로자 임금 인상과 직결된다. 포천은 따라서 중산층 근로자 임금이 전혀 오르지 않고 있는 미국의 정책 결정자로서는 제조업 살리기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게다가 제조업이 확대돼야 경제회복 효과를 가장 많은 계층이 누릴 수 있다. 그러므로 정부는 제조업 성장과 관련해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처지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