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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1조' 대보그룹, 비자금으로 軍공사 조직적 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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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최등규 회장과 임원 등 총 7명 구속 기소…빵봉투·골프공 밑에 현금 넣어 전달하기도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전국 주요 고속도로 휴게소를 운영하며 매출 1조원대 기업으로 성장한 대보그룹 최등규 회장(66)이 계열사를 동원해 조성한 거액의 비자금으로 전방위 로비를 벌여 온 사실이 드러났다.


대보그룹은 군 출신 인물들을 고용해 단계별 로비 전략을 세우는 등 전·현직 군인들을 활용해 국방부가 발주한 대규모 공사를 잇달아 수주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서영민)는 최 회장과 공모해 공사 관련 평가위원 등에게 뇌물을 건넨 대보그룹 민모 부사장(62)과 대보건설 장모 이사(51), 대보실업 임모 전무(59) 등 대보 측 임원 3명을 포함해 총 7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앞서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최 회장은 금품로비에 직접 관여한 것으로 나타나 뇌물공여 혐의가 추가됐다. 최 회장은 거래대금 부풀리기로 160억원, 임직원 차명계좌로 허위 상여금을 지급한 뒤 되돌려 받는 수법으로 51억원을 챙겼다.

검찰은 회사자금을 횡령하고 법인세를 포탈한 전·현직 임원과 브로커 등 8명은 불구속 기소하고, 대보그룹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현직군인 4명에 대해서는 군 검찰에 수사의뢰를 요청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 회장 등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육군 이천 관사 및 간부숙소 공사' '주한미군기지 이전 BCTC(Battle Command Training) 공사' '파주·양주 병영시설 공사' 등 국방부가 발주한 사업 평가심의위원들에게 2억500만원 상당의 금품로비를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최 회장은 전직 장교 출신인 민 부사장과 장 이사를 영입해 로비작업을 벌였다. 특히 장 이사는 2010년 이천관사 평가심의위원이 선정되기 하루 전에 영입됐다. 그는 평가심의위원 5명 중 3명에게 1500만~2000만원을 제공했고 이를 받은 심의위원들은 모두 대보컨소시엄에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


대보그룹은 후보자들에게 선물과 기프트카드, 골프접대 등을 시도했고 평가심의위원으로 선정된 사람들에게는 분야별 배점 비중에 따라 1000만~3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전달했다. 평가 결과 좋은 점수를 준 사실이 확인되면 추가로 금품을 건넸다.


이들은 빵 봉투나 골프공 세트에 현금을 넣어 전달하거나 현역 군인인 심의위원 사무실에 찾아가 서랍에 돈을 넣어두는 수법으로 뇌물을 건넸다. 대보그룹이 시설장교나 시설군무원 출신 브로커를 통해 뒷돈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브로커가 중간에 이를 가로채는 '배달사고'가 나기도 했다.


국방부 훈령은 평가심의위원과 업체의 접촉을 금지하고 있지만 돈을 받은 위원들 중 규정에 따라 자진신고한 경우는 전무했다.


대보그룹의 경쟁업체도 로비전을 벌이긴 마찬가지였다. 이천 관사 사업 조경분야 평가심의위원으로 참여한 허모 교수(52·구속 기소)는 대보건설과 경쟁사 양쪽에서 2000만원씩을 챙겼다.


검찰은 군 공사 낙찰자 선정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국방부가 발주하는 공사는 기술점수와 가격점수를 합산해 결정하지만 업체 간 가격담합 때문에 사실상 기술점수에 따라 선정이 결정된다. 이 때문에 기술 평가심의위원들의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검찰 관계자는 "평가심의위원이 현역 군인인 경우 대부분 공병(육군), 시설장교(공·해군) 출신으로 같은 병과 출신 전역 선배들의 집중 로비대상이 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뇌물로 오간 금품을 추징보전하는 한편 대보그룹에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줘 비자금 조성을 도운 자료상 마모(34)씨 등 2명을 구속 기소하고, 전역 장교 등 3명에 대해서는 약식기소 처분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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