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이슬만 먹고 살 것 같던 여배우들이 깜짝 놀랄만한 변신을 선보였다. 성(性)에 대한 과감한 발언을 서슴지 않는 조여정과 최강 주사 연기를 선보이는 문채원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7일 개봉한 영화 '워킹걸'에서 조여정은 하루 아침에 회사에서 해고당한 커리어우먼 백보희 역을 맡았다. 국내 최대 장난감회사 토이앤조이의 마케팅 과장이었던 그는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그간 이뤄온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하는 아픔을 겪는다.
보희는 폐업 일보 직전의 성인샵 CEO 오난희(클라라 분)와 동업을 시작하고 새로운 사업에 나선다. 남편과 딸에게 철저하게 이를 숨긴 채 그는 이중생활을 시작한다. 샵의 효과적인 홍보를 위해 난생 처음 보는 성인용품들을 직접 시험해보거나 남편을 상대로 쾌감 테스트(?)를 하는 그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무엇보다 이번 작품에서는 조여정의 코믹 연기가 압권이었다. "코믹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다"는 그는 캐릭터를 위해 여배우의 도도함을 완전히 내려놓았다. 민망한 장면들 속에서 빛나는 조여정의 사랑스러운 면모가 눈길을 끈다.
인터뷰 당시 만난 조여정은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런 연기들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정말 열심히 했던 기억만 난다"고 말하면서 웃어보였다.
오는 15일 개봉하는 영화 '오늘의 연애' 문채원도 그녀 못지않은 변화를 시도했다. 오늘날의 연애 트렌드인 '썸'에 대해 그려낸 이 작품에서 문채원은 아름다운 기상캐스터 현우로 등장한다.
인터넷 날씨 예보 방송 '날씨의 여신'에서 상큼 발랄한 매력으로 큰 인기를 모은 그는 급기야 보도국 기상캐스터로 정식 입사를 하게 된다. 카메라 앞에서 날씨를 알려줄 때는 청초, 단아 그 자체이지만 실상은 입만 열면 욕설인 과격녀이다.
특히 18년지기 친구인 준수(이승기 분) 앞에서는 완전히 남자와 다름없는 거친 모습을 보여준다. 술에 취해 상상 초월의 주사와 폭력성을 내보이거나 다리를 벌린 채 코를 곯며 자는 모습은 우리가 지금껏 만나온 문채원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문채원은 다양한 면을 가진 현우를 연기하면서 엉뚱 반전 매력을 마음껏 분출했다. 찹쌀떡처럼 뽀얀 피부에 늘씬한 몸매로 여성미를 물씬 풍기는 그는 이번 영화에서 한없이 흐트러진, 자연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많은 여성 관객들의 공감과 애정을 듬뿍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여배우들의 혼을 담은 활약상에 새해부터 극장가는 예감이 좋다.
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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