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 '불닭볶음면+냉동 치킨너겟'. 롯데리아가 야채라이스 불고기버거 이후 약 16년 만에 내놓은 이색 신제품, 라면버거에 대한 정의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역시 햄버거는 빵에 쇠고기패티, 불고기소스가 진리다.
7일 기자가 직접 롯데리아 화제의 신제품 '라면버거'를 먹어봤다. 일단 포장을 열자 익숙한 햄버거 빵 대신 꼬불꼬불한 라면이 동그랗게 얽혀있는 모습이 재미있었다. 버거를 열자 안에는 양상추 한 잎과 닭고기 패티, 양파 3~4조각이 들어있었다.
다시 버거를 합체해 한 입 베어물었다. 삶은 라면을 구웠다기에 바게뜨처럼 겉은 바삭, 속은 부드러운 식감을 기대했으나 예상과 달리 면은 부들부들했다. 면을 삶아 뭉쳐놓은 느낌, 이 때문에 먹다보면 면이 이리저리 흩날렸다.
첫 느낌은 싱거웠다. 할라페뇨 소스가 맵다는 것을 감안해서인지 일단 소스양이 적어 간이 맞지 않았다. 그러나 먹다보면 라면에 스며든 소스의 매운 맛이 입안에 번지면서 나중에는 화끈화끈했다. 라면에는 김치가 제격인데…개운한 뒷맛이 아쉬웠다.
패티는 롯데리아가 '불닭 콘셉트'라고 소개한 만큼 닭고기다. 다만 타 브랜드의 치킨버거 같은 닭가슴살 식감을 기대하면 곤란하다. 라면버거의 패티는 동네 마트에서 판매하는 냉동 치킨너겟 맛이다.
다른 내용물도 부실하긴 마찬가지. 양상추 한 잎과 양파 3~4조각은 안에 야채가 있구나 라는 것을 느끼게 할 정도에 불과했다. 그나마도 미끌거리는 라면과 궁합이 맞지 않아 햄버거 모양이 자꾸 흐트러지는 주범이 됐다.
화제성 측면에서는 '핫(Hot)'했지만 인기가 지속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일단 기존 롯데리아의 이색제품 '라이스버거'는 아이들에게 패스트푸드를 사줬다는 죄책감에 빠졌을 엄마들에게 그나마 '밥'을 먹인다는 '면죄부'를 안겼다. 그러나 이번 라면버거는 각종 인스턴트 음식만 모아 놓았다는 느낌이 강하다. 단품(180g) 1개에 363㎉, 밥 한 공기(200g, 300㎉)와 비슷하다. 생각보다 낮지만 먹고 나면 한동안 다이어트를 해야할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러나 화제가 된 만큼 일부 매장에서는 품절사태가 빚어졌다. 기자가 처음 방문했던 청담동 매장은 한정판매 실시 당일(6일) 오후 라면버거가 품절돼 품절 안내문을 달고 있었다. 신림점과 신도림점은 유동인구가 많아 100개 이상의 수량을 확보한 만큼 품절은 되지 않았지만 찾는 이가 많았다.
롯데리아 신림점에서 근무하는 오모(23)씨는 "6일 하루에만 100개 넘게 팔린 것 같다"며 "점포마다 판매 추이는 다르지만 확실히 화제가 돼서 많이 찾는다"고 전했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라면버거가 출시 하루 만에 12만개 팔렸다"며 "판매기간을 한 달 정도로 예상하고 50만개를 한정출시했는데 지금 속도면 일주일이면 제품이 소진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식메뉴 출시까지는 판매 완료 후 내부검토를 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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