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제철 맞은 '국민생선' 고등어가 가격이 오른 탓에 '국민생선'이라는 별명이 무색하게 됐다.
고등어는 EPA, DHA 같은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다이어트는 물론, 동맥경화와 뇌졸중 예방 효과가 있다. 주로 11월부터 이듬해 1월말 사이에 기름이 자르르 흐르고 살점이 단단해져 가장 식감이 좋다.
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고등어(중품/1kg)의 5일 기준 도매가격은 4800원으로 전년 대비 52% 뛰었다. 평년 가격(3718원)과 비교해봐도 29% 올랐다.
이처럼 고등어 가격이 뛴 것은 소비자가 자주 찾는 큰 고등어 어획량은 적은 반면, 밥상에 잘 오르지 않는 작은 고등어만 잡히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수산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고등어 조업물량은 2만1159t으로 전년(6738t)대비 214% 급증했다. 그러나 어획 물량은 늘었지만 잡힌 고등어 대부분이 150~200g 수준의 작은 사이즈로,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400g 이상이 거의 없다. 보통 300g 미만 고등어는 크기가 작아 '하급'으로 대우를 받고 '중급'은 300~500g, '상급'은 700g 이상으로 분류되고 있다. 구이나 조림 용도로 소비자 밥상에 오르는 것은 모두 중급 이상이다.
이창곤 롯데마트 수산MD(상품기획자)는 "최근 어획되는 고등어가 모두 150~200g 수준의 작은 사이즈"라며 "실제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400g 이상의 물량은 거의 없어 예년에 비해 조업자들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중급' 이상의 고등어는 몸값이 더욱 비싸졌고 '하급' 고등어는 가격이 더욱 저렴해졌다.
실제 롯데마트에서는 300g 이하 '하급' 고등어 1마리 가격이 전년(1900원)대비 21% 떨어져 1500원에 판매되고 있고 400g 내외 '중급'고등어는 3500원의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이 마저도 재고가 거의 없어 판매가 어렵다.
이마트에서는 350g 중급 고등어를 지난해와 비슷한 23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도매가격이 비싸지만 소비자 물가를 고려해 시세를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맞췄다는 설명이다.
임규 농협유통 수산물 바이어는 "고등어 어획량이 적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고등어 가격이 비싸진 것은 실제 식탁에 올라가는 중급 이상 고등어 어획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며 "올해 기상 악화로 한류(寒流)가 많아져 큰 고등어가 잘 잡히지 않았는데 최근 겨울 비축수요까지 생기면서 가격이 더욱 뛰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이 늘면서 무분별한 남획이 이어진 것도 한 원인이기 때문에 정부나 민간 차원의 관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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