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에볼라바이러스 유입방지를 이유로 국경을 전면 차단하고 있는 북한이 머지않아 국경통제를 풀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중국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지난주부터 중국에 주재하고 있는 무역주재원들에 대해 귀국한 당일 날 다시 중국으로 되돌아가는 조건으로 일시 귀국을 허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단둥의 한 대북 소식통은 "두 달 넘게 무역 주재원들에게도 입국을 허용하지 않던 북한당국이 본국과의 업무연락에 큰 불편을 겪고 있는 주재원들에게 오전에 신의주 등 국경 도시에 입국해 평양 본사와 업무협의를 한 후 오후에 다시 중국으로 되돌아가도록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지금까지 국경 통제 조치로 인해 중국에 출장 온 북한관료들을 보지 못했는데 김정일 위원장 3주기 추모행사가 끝난 이후부터는 출장나온 북한 관료들 모습이 조금씩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대북 소식통은 "북한당국은 겉으로는 국경통제의 이유를 에볼라 유입방지 때문이라고 하지만 이를 그대로 믿는 것은 너무 순진하다"면서 "북한의 열악한 전기사정을 외부에 그대로 노출하기 싫은 측면과 북한주민의 절반에 해당하는 노농적위대와 교도대원 모두가 동원되는 동계훈련 등을 외국인에 보여주기 싫은 것도 국경통제의 한 이유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중국주재 무역일꾼들이 지금까지 연말총화에 다녀오지 않았다"면서 "이들도 머지않아 국경통제가 풀리면 본국에 불려가 지각총화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인들을 대상으로 한 북한관광 전문회사인 베이징의 고려여행사는 홈페이지에 내년 2월 14일부터 실시하는 '음력설 여행(Lunar New Year Tour)'과 '김정일 생일 여행 (Kim Jong Il Birthday Tour)', '김치여행(Kimci Tour)' 등 3개 여행상품 안내를 올려놓고 관광객을 모집중이다.
북한당국으로부터 국경통제가 풀리는 시점에 관한 언질을 받고 내년도 여행상품을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라고 RFA는 평가했다.
중국 내 대북소식통들은 중국 내에 지금까지 단 한 건의 에볼라 환자발생도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북한당국이 에볼라 비루스를 핑계로 국경을 통제하면서 입게 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워 국경통제를 완화하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고 RFA는 전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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