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간 일정을 비우고 청와대에 머물며 국정구상에 몰입하는 모습이다. 또 김기춘 비서실장은 이번 주부터 토요 수석비서관회의를 소집하지 않기로 했다. 박 대통령의 경우 신년 대국민메시지와 개각 등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며 김 실장의 회의 축소는 세월호 이후 계속된 비상시국이 정리국면에 달했다는 내부 판단의 결과다.
25일 청와대에 따르면 24일 군부대 시찰 일정이 날씨 문제로 취소되고 25일에는 애초 계획된 공식일정이 없어 박 대통령은 이틀째 '조용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성탄절 때 박 대통령은 아동양육시설을 찾아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전달했다.
박 대통령은 내년 초 어떤 방식으로든 신년 국정구상을 밝히는 기회를 만들 것으로 보이는데 모처럼의 휴식기간을 이용해 이와 관련된 생각을 다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신년기자회견에서 통일대박론과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한 것처럼 집권 3년차를 시작하며 특히 경제활성화를 실현하기 위한 큰 그림의 화두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이주영 전 해수부 장관 교체로 불붙은 '개각론'을 어떻게 마무리 할 것인가도 고민거리다. 이 전 장관 '원포인트' 개각이냐 소폭 이상의 개각이냐를 두고 말이 많지만 박 대통령의 의중은 정확히 알려진 것이 없다. 국무총리를 포함해 정권 출범부터 함께 한 '장수 장관들'의 거취문제, 김기춘 비서실장과 '문고리 권력 3인방' 등 청와대 참모진 교체 등 여러 수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말을 맞아 청와대 참모진도 재충전 시간을 갖는다. 김기춘 실장은 이번 주 토요일(26일)부터 주말 수석비서관회의를 열지 않기로 했다. 또 성탄절인 25일도 회의를 소집하지 않아 청와대는 모처럼의 휴식 모드에 들어갔다.
현 정부 출범 후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실수비)는 주2회 열리는 것이 원칙이었다. 그러나 지난 4월 16일 세월호참사가 발생한 뒤 주 7일 연중무휴 실수비 체제로 돌입했다. 지난 8개월 간 실수비가 열리지 않은 건 7월 박 대통령 여름휴가, 9월 추석연휴 때뿐이었다.
김 실장은 세월호참사와 인사파동, 비선실세 국정개입 논란 등 연이어 터진 대형이슈가 어느 정도 정리 국면에 이르렀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직원들에게 유일한 휴일로 인식돼 온 토요일을 되돌려주겠다는 취지에서 토요일 대수비를 앞으로도 계속 열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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