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이 2020년을 목표로 은행, 군(軍), 국유기업, 정부기관에서 사용하고 있는 외국산 기술을 새로운 자국산 기술로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7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중국 지린성(吉林省) 서부 도시 쓰핑(四平)에서 이미 외국산을 자국산 기술로 교체하는 작업이 시범적으로 실시됐으며 정부는 이를 성공적이라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지역 은행, 군, 국유기업, 정부기관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운영체제(OS)를 중국 자체 개발 OS인 네오키린(NeoKylin)으로 교체했고, 외국 서버들도 중국 서버 공급업체 인스퍼에서 만든 것으로 교체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쓰핑 외 다른 지린성 도시들도 현재 자국 기술 교체 작업을 진행 중이며 정부는 이를 점진적으로 중국 전역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와 같은 움직임은 국가안보를 위한 것임과 동시에 기술 부문에 대한 해외 기업 의존도를 낮추려는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른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또 이로 인해 시스코, IBM, 인텔 같은 미국 기업들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국가안보국(NSA) 전 직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NSA의 무차별적인 도청ㆍ감청 실태가 알려지면서 중국 정부는 국가안보 차원에서 정보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지난 2월 중앙인터넷안전정보화 영도소조를 발족하고 관련 업계에 빠른 제품 개발을 압박했다.
정보기술(IT) 시장조사기관 포레스트 리서치의 찰리 다이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외국산 기술을 중국산으로 교체하려고 움직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어플리케이션에서 부터 미들웨어, 소프트웨어, 하드웨어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교체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IDC의 키티 폭 중국 지역 담당 대표는 "정부는 중국을 저부가가치 제조업 중심에서 첨단기술 중심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리려 하는 것"이라고 그 배경을 추측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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