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홈쇼핑트렌드]패션·뷰티는 '과감', 생활·주방용품은 '알뜰'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현대홈쇼핑이 2014년 연말 10대 히트상품을 집계한 결과 올해도 패션 브랜드가 상위권을 휩쓸었다고 15일 밝혔다.

지난해에는 중저가 패션 의류가 강세였던 반면, 올해는 디자이너 브랜드, 백화점 입점 브랜드 등 10~20만원대의 고급 브랜드가 큰 사랑을 받았고 10만원 후반대 속옷도 큰 인기를 끌었다. 반면, 패션을 제외한 카테고리에서는 3만원대 세탁용 세제와 후라이팬 세트, 5만원대 견과류 제품 등이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불필요한 지출을 아끼고 자기 자신을 꾸미는 데는 과감하게 투자하는 '가치소비'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홈쇼핑 2014 히트상품

◆올해도 패션이 대세= 올해도 홈쇼핑 패션 열풍은 거셌다. 히트상품 1위를 차지한 디자이너 브랜드 '맥앤로건'은 사계절의 급변하는 날씨와 트렌드에 발 맞춰 고급 패션 아이템을 선보여 49만세트라는 엄청난 매출을 기록했다. '맥'과 '로건' 두 디자이너가 직접 디자인한 옷을 엄선해 판매했고 20만원대 오리털 코트와 10만원대 양가죽 워커 등이 특히 큰 인기를 끌었다.

2위를 차지한 의류 브랜드 '안지크' 또한 백화점 입점 브랜드의 고급스러움을 살려 총 44만3000세트가 팔렸다. 백화점 동일 제품을 홈쇼핑 채널서 판매해 큰 호응을 얻었고 특히 수도권 제외 지방 고객들이 가장 많이 찾은 브랜드로 집계됐다. 이밖에도 미국 영부인 미쉘 오바마가 즐겨입는 수입 브랜드 '엘렌트레이시'도 평균 20만원대의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42만2000세트가 팔려나가며 3위를 차지했다.

겉옷 뿐 아니라 속옷도 고급 언더웨어 제품이 큰 인기였다. 4위를 차지한 '비비안 로즈버드'는 누드톤의 스킨 컬러와 노와이어의 편안한 착용감을 앞세워 16만원대의 고가에도 40만4000세트가 팔렸다.

이밖에도 지난 10월 현대홈쇼핑 단독 론칭한 미용기기 '리파캐럿'은 29만원대 고가에도 불구하고 매 방송 매진을 기록하며 두 달만에 150억원 매출 돌파를 하는 등 인기 고공행진 중이다. 이처럼 올해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가 멋을 내고 자기 자신을 가꾸는 데에 아낌없이 지갑을 열었다는 점이다.

◆경기 불황에 생활 주방용품은 알뜰 소비= 10대 히트상품 중 패션을 제외한 나머지 카테고리 인기 상품은 모두 10만원 미만의 실속형 상품이 차지했다. 8위를 차지한 '에코라믹 후라이팬'과 10위를 차지한 '인터쿡 다이아몬드 후라이팬'은 3만9900원에 5종의 후라이팬을 제공하는 파격적인 구성을 앞세워 두 제품을 합쳐 무려 65만세트라는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6위를 차지한 세탁용 세제 '세제혁명' 또한 3만9900원의 부담 없는 가격으로 37만세트의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밖에도 집에서 간편하게 헤어스타일을 연출해 주는 미용기기 '로페 뽕고데기'(5만 9900원)는 지난해 50만개로 히트 상품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올해도 39만개의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9위를 차지한 '한줌견과'(5만9900원)도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운 소포장 견과류 제품으로, 호두, 아몬드, 크랜베리 등을 통해 필수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는 식사대용 간식거리다. 올해는 특히 동계 올림픽, 브라질 월드컵 등 스포츠 이슈가 많아 응원용 먹거리로도 큰 사랑을 받았다.

김주환 현대홈쇼핑 마케팅팀장은 "세월호 여파 등에 따른 극심한 소비침체로 3만원대 후라이팬 세트와 세탁세제 등이 10대 히트상품에 등장했다"며 "반면 디자이너 브랜드, 백화점 입점 브랜드 등 고급 패션 브랜드가 1~4위를 휩쓰는 특징을 볼 때 불필요한 지출을 아껴 자기 자신을 꾸미는데 아낌없이 투자하는 가치소비가 이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