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도자기를 구울 때, 금속이나 유리를 녹일 때 온도가 각각 다르다. 사람의 체온인 '36.5도'를 주제어로 선택한 것은 공예품을 작가가 만들지라도, 일상에서 사용할 때에야 비로소 '공예'가 완성된다고 봐서다. 대중과 더 가깝게, 국내외 공예유통이 활성화될 수 있기를 바란다."(손문수 큐레이터)
9회째를 맞는 '공예트렌드 페어'가 오는 18일부터 21일까지 나흘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A홀에서 열린다. 특히 이번엔 해외 공예전문가와 갤러리들을 초청해 국내 작가들의 작품들을 선보일 수 있도록 신경쓴 점이 지난해와 다른 모습이다.
해외갤러리와 이번 행사를 연결해 온 이원주 LVS 크레프트 대표는 "여전히 국내에는 현대미술시장에서 공예가 설 자리가 많지 않다. 영국, 프랑스, 일본 등 해외에서는 아트페어와 옥션 등 다양한 장들이 있다"며 "이번에 해외갤러리 4곳이 초청돼 전시를 여는데 이 기회를 살려 우리 작가들의 작품들이 해외에서 소개될 수 있는 장이 열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하는 해외갤러리 인사로는 미국 LA JFchen 갤러리, 싱가포르 아트시즌갤러리, 일본 오사카 야마키아 갤러리 관계자와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갤러리를 운영하는 영국 사라 마이어스코 등이 있다. 이 대표는 "JFchen 갤러리는 크리스티나 소더비 등 유명 옥션에 작품을 출품하고, 게티미술관 등 유수 미술관에도 전시를 이어가고 있다"며 "사라 마이어스코는 빅토리아알버트 뮤지엄, 백악관 등과 함께 50여개 갤러리에 작품들을 연결하는, 세계 공예계에 영향력이 큰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아트시즌 갤러리는 싱가포르에서 가장 큰 갤러리로 꼽히며, 자국 작가인 '네이단 용'이라는 디자이너를 키워내 레드닷 상을 두 번이나 받게 하는 데 일조했다. 야마키아트갤러리의 경우 프랑스, 영국, 덴마크 등의 작가들을 초빙해 공방에서 일본 작가들과 함께 작업하게 하고, 그룹전을 열고 있다.
이번 트렌드페어의 주제관에서 소개되는 작품들은 '실용'과 '감성'을 키워드로 나눠서 전시될 예정이다. 목기, 칠기, 유리공예, 섬유, 금속, 장신구 등 다양한 형태의 현대적 미감을 지닌 작품들이 선을 보이게 된다. 김준용 유리작가는 "블로잉 작업으로 유리를 두껍게 만들고 깍아 작품을 만들었다. 돌덩어리 같지만 내외부 다른 색깔의 양면성을 띤 작업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해외 공예관련 공공기관들도 이번 페어에 참가한다. 영국 공예청은 해외 초청관에서 영국의 흐름을 이끌고 있는 4명의 공예가가 제작한 가구를 전시하고, 프랑스공예협회는 프랑스 각지에서 선발된 작가들의 보석공예 작품들을 소개한다. 대만의 중화민국전국상업총회는 전통산업 기술이 접목된 6종의 문화상품 브랜드를 선보인다.
지난 4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호평을 받았던 ‘한국공예의 법고창신’ 귀국전도 함께 선을 보인다. 밀라노 전시 당시 이탈리아 문화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도르플레스(104세)는 한 디자인 전문지와의 인터뷰에서 법고창신 전을 두고 “현재 삶의 환경에 조상의 지식을 적용하고 조정해가는 과정이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최적의 길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극찬한 바 있다.
오는 20일엔 이번 행사를 주최한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과 영국 공예청이 업무협약(MOU)을 체결한다. 영국 공예청은 양 기관의 교류 활성화를 위해 ‘콜렉트 오픈 스페이스 어워드’를 신설, 이번 페어에 참여한 작가 일부를 참가비 전액을 지원해 영국 공예청이 주관하는 내년 공예 페어 ‘콜렉트’ 기획전시에 초청할 예정이다.
김내수 KCDF 공예문화진흥팀장은 "작년 페어를 통해 관람객 3만1000명, 약 2억7000만원 현장판매기록을 세웠다. 이번에는 4만명 관람객, 4억원 규모 현장판매를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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