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준용 기자, 유제훈 기자] 9일 상단 콘크리트 벽에 7cm 가량의 균열이 생긴 제2롯데월드내 아쿠아리움의 중심 수족관인 '오션터널'로 가는 입구는 찾기 어려웠다.
균열이 난 곳을 아는 직원은 드물었고, 물음에도 "나는 직원이 아니다"거나 "잘 알지 못한다"며 다른 직원을 가리켰다.
여러 직원들에게 물어 찾은 균열부위는 통제된 입구에서 70여 미터 안에 있었다. 실리콘으로 덧댄 자국이 선명했다. 균열 부근에는 콘크리트가 물에 적셔진 자국이 번져 있었다.
수족관 관리업체인 레이놀즈의 토니 안씨는 "이 실리콘은 마르는 데 3주가 걸린다"고 하며 "3일 이미 연락이 와서 그 뒤부터 실리콘으로 균열을 막는 보수공사를 했다"고 말했다.
이날 소방대원 20여명이 출동해 현장을 살폈다. 남문현 송파소방서장은 "누수 보수 공사를 3일 이후 매일 2시간씩 해온 것 같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의 상황판에는 "출동하며 인명대피 유도를 지시했다"고 돼 있었다. 하지만 누수가 일어난 '오션터널' 앞에서 롯데월드로부터 관련 안내를 들었다는 이는 없었다. 다만 사고가 난 '오션터널' 앞에 줄 하나가 쳐져 있을 뿐이었다.
누수 현장의 출입을 통제하는 이유도 설명하는 푯말이 없었다. 앞을 지나는 이용객은 오션월드로 들어가려다 통제요원 한명의 제지를 받고서야 돌아섰다. 이용객 김모씨는 "왜 오션월드에 들어가지 못하느냐"며 오히려 기자에게 물어오기도 했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관광객들은 불안해했다. 경기도 하남시에서 21개월된 아들을 데리고 온 하나와요코(35)씨는 "안내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면서 "밖이 추우니 롯데월드 안에서 아이를 놀게 하려고 했는데 지금 밖으로 나가야겠다"고 말했다.
경기도 의정부에서 왔다는 변상혁(35)씨도 "안내데스크에 물이 새는 것에 대해 물어봤지만 이유를 모른다고 했다"면서 "이용객들에 대한 안내가 전혀 돼 있지 않다"고 했다.
제2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건설 때부터 위험이 지적된 곳이다. 아쿠아리움 아래 층인 지하 3~5층에는 신천동 1만9354호의 가구에 전력을 공급하는 15만4000볼트급 '석촌변전소'가 들어서 있다. 상부 층에서 물이 샌다면 사고가 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었다.
이 때문에 이용객 뿐 아니라 인근 주민도 다시 '안전불감증'을 말하고 있다. 잠실 주민 강형수(28)씨는 "평소에 자주 다니는 쇼핑 공간인데 자꾸만 이런 일이 벌어지다보니 불안하다"며 "지금이라도 제2롯데월드가 휴장하고 보수공사를 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인근 직장인 이수영(27·여)씨는 "논란이 많이 된 만큼 기본적인 안전을 꼼꼼하게 챙길 줄 알았는데, 공사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해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어서 매우 실망스럽다"며 "솔직한 심정으로는 임시 폐쇄하고 안전 검사를 다시 받으라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롯데 측은 "지난 3일 물이 샜고 긴급 보수 공사를 했다"고 누수사실을 시인했다. 하지만 제2롯데월드는 이날 해프닝에도 정상영업을 하고 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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