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은 저축은행업계 판도가 뒤바뀐 해였다. 서민금융기관인 저축은행들은 프로젝트파이낸싱 등 무리한 확장으로 부실화된 후 합종연횡을 거쳐 새로운 대주주를 만났다. 그 과정에서 이 업계의 대부로 떠오른 4인방이 있다. 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과 김종욱 SBI저축은행 대표, 손종주 웰컴저축은행 대표, 후지사와 노부요시 J트러스트 대표가 주인공이다. 그동안 이들을 둘러싸고 많은 편견과 루머가 확대생산됐다. 이에 아시아경제는 저축은행업계 4인방에 대한 밀착취재를 통해 성장배경과 경영철학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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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수차례 도전 끝에 저축은행 인수에 성공한 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이 저축은행의 이름을 '오리지널 코리안(Original Korean·OK)'을 의미하는 OK저축은행으로 지은 것은 재일 동포로 오랜 일본생활을 했음에도 끝까지 한국국적을 포기하지 않은 최 회장의 굳은 의지를 보여준다.
최윤 회장의 조부는 1920년경 일본으로 건너가 오사카에서 그의 부친을 낳았다. 이들은 한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았고 나고야에서 최 회장을 낳았다. 최 회장의 모친은 공장 인부들을 대상으로 한 곱창집을 운영했는데 장사가 꽤 잘됐다. 이때 그는 일본에서 대규모로 온 가족이 먹을 수 있는 한국식 불고기를 만들어 팔면 통할 것이라 어렴풋이 짐작했고 식당 사업을 꿈꿨다.
최 회장이 나고야학원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감행한 첫 도전 역시 어린 시절부터 구상해왔던 식당 사업이었다. 그는 '신라관'이라는 식당을 개업해 '야키니쿠(내장 등을 섞은 한국식 불고기)'를 팔아 대성공을 거뒀다. 나고야에서 제일 큰 가게였다. 고급스럽고 세련된 매장에서 일본인들이 은근히 얕잡아보던 야키니쿠를 파는 역발상으로 그야말로 대박을 냈다. 식당 이름은 그의 본적(경남 고성군)이 옛 신라땅이었던 데서 착안했다고 한다. 사업은 팽창해 일본 전역에 지점이 60여개로 늘어났다. 지금도 최 회장의 친동생이 나고야에서 신라관 본점과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1999년 30대 중반의 나이로 최 회장은 한국에 들어왔다. 일본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었지만 자신의 고향인 한국에서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의 도전이 처음부터 성공을 거두진 못 했다. 2000년 벤처캐피털에 투자를 했지만 실패를 맛봤다. 이후 각종 사업 아이템을 모색하던 중 대부업에 꽂혔다. 대부업이 발달한 일본과 달리 한국 대부업은 아직 시작 단계여서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002년 2월 대부업체 '원캐싱'을 설립했고 이후 일본 소비자금융업체 아에루(AEL)의 부도로 A&O그룹의 계열사 '러시앤캐시', '미즈사랑' 등 7곳을 인수하고 하나의 회사로 재정립해 러시앤캐시를 탄생시켰다.
제도권 진입을 위한 저축은행 인수는 최 회장의 숙원사업이었다. 제도권 금융기관으로 진입하기 좋은 기회인데다 대부업에 대한 비판, 일본계라는 시선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을 인수할 때 국내 법인 아프로서비스그룹대부를 설립해 저축은행 지분의 98%를 인수한 것도 그 이유에서다.
최 회장의 스포츠에 대한 사랑도 애국심의 발로다. 그는 배구와 골프부터 하키, 농아인야구 등 스포츠 팀 지원에 관심이 많다. 최 회장은 '나고야의 태양' 선동열 전 기아 타이거즈감독과도 절친하다. 그는 "재일동포를 비롯한 해외 동포들은 우리나라 스포츠 스타들이 국제무대서 좋은 성적을 거둘 때 커다란 자긍심을 갖게 된다"면서 "박세리, 최경주 등 세계무대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일본 사회에서 동포들의 위상이 크게 달라지게 됐다"고 말한다.
그가 매 경기 직접 관람을 할 정도로 애정을 갖고 있는 'OK저축은행 러시앤캐시 배구단'은 안산을 연고지로 하는 유일한 프로구단이다. 배구단 선수들은 세월호 참사 이후 실의에 빠진 안산 시민들을 위해 가슴에 기업 로고 대신 '위 안산(WE ANSAN!)'이란 문구가 적힌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올 시즌엔 서브 에이스를 기록할 때마다 10만원씩의 적립금을 쌓고 백어택 득점을 성공할 때 마다 쌀 10㎏을 적립해 시즌 종료 후 기부금과 쌀을 안산시에 기부할 예정이다.
쉰살이 넘었지만 아직 미혼인 최 회장의 결혼도 큰 관심거리다. 2012년 6월까지 결혼하지 못하면 모든 직원에게 100만원씩 보너스를 주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기 지키지 못해 그해 말 실제 보너스를 지급한 일도 있었다.
일본계라는 금융계의 편견에 대한 최 회장의 말이 그의 진심을 대변한다. "저는 한국인입니다. 단 한 번도 한국에서 번 돈을 일본으로 가져간 적이 없습니다. 한국 서민금융의 한 축으로서 최선의 역할을 하고 수익은 다시 한국에 재투자하고 있습니다. 지켜봐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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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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