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브릿지, P&A방식으로 매각
후순위채권 투자자 피해 불가피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조은저축은행이 매물로 나와 있는 골든브릿지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면서 인수ㆍ합병(M&A) 방식이 아닌 자산부채이전(P&A) 방식을 택하자 이 저축은행 고객들의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P&A 방식으로 매각되면 5000만원 초과 예금액과 후순위채권 투자자액은 원금보전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5000만원 초과 예금이 7000만원 정도에 불과한 것과 달리 후순위채 금액은 50억원에 달해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예보)는 지난달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된 골든브릿지저축은행의 매각 작업에 착수했고, 지난 26일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조은저축은행을 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예보는 골든브릿지저축은행을 통째로 넘기는 M&A 방식과 우량 자산 및 부채만 매각하는 P&A 방식을 동시에 진행했는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조은저축은행은 이 중 P&A 방식을 택했다. 자산과 부채를 모두 가져가는 M&A와 달리 P&A는 상대적으로 우량하다고 판단하는 자산과 부채만을 인수한다. 인수자 입장에서는 M&A 방식 보다 훨씬 유리한 P&A 방식을 택하는게 당연하다.
그러나 저축은행이 P&A 방식으로 매각되면 이 저축은행의 5000만원 초과 예금자와 후순위채 투자자는 예금보전을 받지 못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인수자가 예금보호가 되지 않는 부채 덩어리를 떠안을리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5월 부산저축은행 매각 당시 5000만원 초과 예금자들과 후순위채권 투자자들이 초량 본점에서 강제 매각 철회를 요구하며 점거농성을 벌인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골든브릿지저축은행 고객 중 5000만원 초과 예금자와 후순위채권 투자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해졌다. 다행히 현재 5000만원 초과 예금을 보유한 고객은 41명, 초과 금액은 총 6800만원 정도로 1인당 평균 백여만원 수준이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로 얻은 '학습효과'로 5000만원 초과 피해액은 그리 크지 않다.
문제는 후순위채권 투자자들이다. 골든브릿지저축은행의 후순위채 보유자는 153명, 투자금액은 50억원 가량으로 파악됐다. 1인당 평균 3200만원 정도의 투자액을 고스란히 날릴 위기에 처한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후순위채권은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니라 부실정리 과정에서 지급 대상 순위에서 밀려 사실상 원금 회수가 어렵다"고 말했다.
돌려받을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후순위채라도 판매당시 불완전판매가 발생했다는 점을 입증한다면 일정부분 보장받을 수 있다. 그러나 입증이 까다로울 뿐 아니라, 입증이 됐다하더라도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이 손해배상비율에 따라 나뉘기 때문에 극히 제한적이다. 금융권에서는 선의의 피해자를 구제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고금리 투자상품에서 리스크를 높게 지는 것이 당연하다는 목소리가 높은 편이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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