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통일부 1급 공무원 전원이 황부기 차관 임명 이후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일부 1급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은 이번에 행정고시 31회 출신인 황 차관이 발탁되면서 기존 통일부 1급 공무원들이 황 차관보다 행시 기수가 높아지는 기수 역전현상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통일부는 분위기 쇄신과 조직활성화 차원에서 이들이 사직서를 제출했다면서 수리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지만 모든 것은 류길재 장관의 결심에 달렸다.
2일 통일부에 따르면, 이번에 사직서를 제출한 통일부 1급 공무원들은 설동근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사무소장(하나원),천해성 남북회담본부장,김기웅 통일정책실장,윤미량 통일교육원장,김형석 남북회담본부 상근대표 등이다.
이들은 대부분 황 차관보다 행시 기수가 높다.설 소장은 행시 27회로 기수가 가장 높다. 천 본부장과 윤 원장은 각각 30회다.윤 원장은 행시는 천 본부장과 같지만 나이는 천본부장보다 4살 많은 54세다.
김 대표는 32회다. 김 실장은 비고시 출신이다.
이에 앞서 행시 26회인 김남식 전 차관도 지난달 19일 공직에서 물러나 개성공단지원재단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통일부 내에서는 고시 기수가 높은 설 소장과 윤 원장의 사표가 수리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러나 통일교육원장 직은 임기제라는 게 문제다. 윤 원장의 임기는 내년 7월까지다. 임기중 경질할 경우 자칫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고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는 것은 물론 황 차관과 기수가 역전된 것을 감안해 스스로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안다"면서 "아직 사표가 수리되지 않았으며 전부 수리할지 아니면 선별 수리할지는 장관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곱지 않은 시각도 있다. 황 차관은 행정고시 기수는 늦지만 나이는 55세로 적지 않다. 더욱이 천본부장과 김 대표는 50대 초반이다.일부관계자들은 "50 초반은 가장 일을 많이 할 나이인데 사표를 받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