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장용준 기자]강한 개성들은 뭉치기 어렵다. 하지만 적절한 구심점이 있다면, 그 아래 개성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될 수만 있다면 놀랄만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기도 한다. 지난 28일 시사회로 포문을 연 영화 '덕수리 5형제'(감독 전형준)도 그런 동반 상승효과를 잘 이용한 작품이었다.
'덕수리 5형제'는 만나기만하면 으르렁 거리며 싸우는 원수 같은 5형제의 이야기다. 이들 형제는 천차만별인 외모만큼이나 각각 다양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소심한 지략가 수교(윤상현)와 2% 부족한 행동대장 둘째 동수(송새벽), 백치미 넘치는 셋째 현정(이아이), '허당'스러운 넷째 수근(황찬성), 그리고 막내인 수정(김지민)까지.
이들은 재혼한 부모님 때문에 형제가 됐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지내온 탓에 섞이기 힘든 건 당연지사. 그런 형제자매들을 한데 모은 구심점은 바로 부모님의 실종사건이다. 이들은 갑자기 사라진 부모님을 찾기 위해 합동 수사를 펼치게 됐다. 인물들은 자신의 특기를 살려 작전에서의 역할을 분담했다.
물론 이런 갑작스런 화합이 순탄하게 유지될 수는 없다. 형제들은 서로에 대한 신뢰 부족으로 실수를 연발함은 물론이고 절체절명의 위험에까지 빠졌다. 그 안에는 웃음을 터뜨리게 만드는 유쾌한 유머코드는 물론이고, 뜻하지 않은 긴장감과 감동까지 서려 있다. 세 요소는 적절하게 버물어지며 관객들의 마음을 쥐락펴락한다.
가장 눈에 띄는 배우는 역시 윤상현과 송새벽. 윤상현은 특유의 생활연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극을 이끌어나갔고, 송새벽은 평소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놀라운 변신을 꾀했다. 그가 맡은 동수는 입만 열면 욕을 해대는 캐릭터. 송새벽은 찰진 '욕 연기'로 이를 지켜보는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처럼 개성 넘치는 인물들의 집합체인 '덕수리 5형제'는 12월 극장가를 사로잡을 만만의 준비를 끝마친 상태다. 관객들은 잘 버무려진 웃음과 감동 그리고 긴장의 3요소를 음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과연 형제들이 사라진 부모님을 찾을 수 있을지, 그 결말은 극장에서 밝혀진다. 오는 12월 4일 개봉.
장용준 기자 zelr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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