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 석유장관회의…당초 예상 깨고 공급 축소 결정 가능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 세계 원유 생산의 40%를 차지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카드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 CNBC 등 외신들은 OPEC 회원국들이 이미 물밑에서 치열하게 감산 여부를 논의 중이라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끝없이 떨어지는 국제 유가를 잡으려면 수급 불균형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세계 경제둔화로 수요가 확대되기란 어렵다. 결국 유가 하락으로 타격이 큰 OPEC가 생산을 줄일 수밖에 없으리라는 예측이 나오는 것이다.
이날 영국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81.45달러(약 8만9300원)를 기록했다. 이는 4년 만의 최저치다. 미국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70달러대로 떨어진 데 이어 브렌트유도 80달러 선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OPEC는 오는 2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석유장관회의를 갖는다. 당초 이번 회의에서 원유 공급량을 줄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국제 유가 하락세가 예상보다 빠른 만큼 감산을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
OPEC 회원국들은 세계 원유 매장량의 80%를 차지한다. OPEC의 지난달 하루 생산량은 3060만배럴로 9월보다 300만배럴 줄었다. 남미 산유국 에콰도르와 베네수엘라는 이미 OPEC에 감산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은행 시티그룹은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80달러 초반에 머물면 사우디아라비아는 물론 이란·이라크·리비아 등 대다수 OPEC 회원국의 재정도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티그룹은 이달 OPEC 회의에서가 아니라도 오는 겨울께 감산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블룸버그통신의 최근 조사 결과 20개 글로벌 투자은행 가운데 10개가 오는 27일 OPEC 회의에서 공급 축소 결정이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프랑스의 BNP파리바와 소시에테제네랄은 감산 규모가 하루 50만~150만배럴에 이를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의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OPEC의 생산량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본다. 이것이 미국의 공급 증가세 둔화와 맞물려 내년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98달러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석유 컨설팅업체 리포오일어소시에이츠의 앤디 리포 사장은 "OPEC가 생산량을 줄이지 않으면 유가 추가 하락은 막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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