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2일 "만약 대권 후보가 당권을 가지면 (대여 협상 과정에서) 굉장히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며 "최근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사례를 기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프로그램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안철수 전 대표도 차기 대권 후보로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약 4개월 간 당 대표를 하면서 많은 비판을 받아 현재 어떻게 돼 있나"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는 "대권 후보는 자신의 정책 개발과 국민을 위한 아이디어를 준비해 국민과 살과 마음을 맞대며 생활하는 모습을 취하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내년 2월8일로 예정된 새정치연합 전당대회를 앞둔 상황에서 당권 출마가 유력한 문재인 의원을 향한 것으로, 사실상 문 의원의 전대 출마를 반대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그는 "(전대출마 여부는) 본인이 결정할 문제이기 때문에 내 의견을 얘기할 뿐"이라면서도 "차기에 (새정치연합이) 반드시 집권을 하려면 당권과 대권의 분리가 승리에 바람직하다"고 거듭 주장했다.
다만 박 의원은 '유력한 대권주자가 있는 한 다른 사람이 관리형 당대표를 맡으면 당의 분란만 촉발하는 것이 아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새정치연합은 현재 확실한 대권 후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며 물러서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과거 김영삼 대통령이나 故 김대중 대통령, 또는 박근혜 대통령은 당시만 하더라도 대권후보로서 추종을 불허했다"면서 "그렇지만 지금 현재 박원순, 문재인, 안철수 등 우리 당의 대권후보들은 뚜렷하게 대권후보로서 기반을 구축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권후보끼리 경쟁도 하고 투쟁도 하면서 국민의 인정을 받고 당원의 검증을 받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새정치연합 당헌·당규에는 대권 후보라고 해서 전대 출마를 제한하는 내용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다만 당헌 제25조에 따르면 당대표 및 최고위원이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고자 하는 경우 선거일 전 1년까지 사퇴하도록 돼 있다.
박 의원은 정계 은퇴를 선언한 손학규 전 상임고문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특별한 연락이 아닌 안부 정도의 전화는 하고 있다"면서 "손 전 고문은 수도권을 대표하는 훌륭한 대통령 후보감이기 때문에 지금 정치를 떠나겠다고 했지만 언젠가는 정치권으로 돌아와 정권 교체에 직접 후보로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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